"배신자" 압박에도 尹 체포했던 경찰, 다시 권력수사 시험대

검찰청 폐지 앞두고 정치권 연루 민감 대형사건 몰려…수사 결과에 신뢰성 판가름

계엄 수사 땐 외압에도 체포 협조·계엄국무회의 CCTV 확보…이번엔 기회 속 위기

차벽 넘어 진입하는 경찰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찰이 차벽을 넘고 있다. 2025.1.15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12·3 비상계엄에 관여한 조직 수장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체포했던 경찰이 새 정부 들어 1년 만에 권력 수사 시험대에 놓였다.

검찰이 독점했던 대형·특수 사건이 올해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경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 인사들이 연루된 만큼 민감하고 난도가 높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사퇴로 연결된 '통일교 금품 게이트'도 최근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지기 전까지 경찰이 주도하고 있었다.

경찰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우선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앞두고 경찰이 외풍에 시달리지 않는 중추 수사기관임을 입증할 기회라는 말이 내부에서 나온다.

반면 구체적인 수사 성과를 내놓지 못하거나, 권력 앞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봐주기 수사' 의혹 등이 돌출될 경우 검찰청 폐지 이전부터 신뢰성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늑장 부실 수사 논란은 빚어지고 있다.

김병기 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한 탄원서를 확보하고도 두 달간 사건 배당 등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7일 수면 위로 떠올랐다.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된 경찰에 대한 신뢰와도 연동된 사안이다. 보완수사권을 남겨야 한다고 강조하는 검찰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결국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전문성과 공정성이 담보된 수사를 적극 펼치는 모습이 '정공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길 터준 경호처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5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경호처 저항 없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나서고 있다. 2025.1.15 cityboy@yna.co.kr

윤석열 정권 말기 경찰의 대응 기조를 참고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경찰은 비상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에 관여한 경찰청장·서울경찰청장의 동시 구속이라는 '치욕'을 겪으며 조직 위상이 급락했지만, 이후 현직 대통령 체포라는 경찰 역사상 전례 없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체면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경호를 담당했던 서울경찰청 소속 101경비단이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을 수 없다"며 대통령실과 당시 여권의 강한 압박에도 한남 관저 방어를 거부했고, 이 때문에 경호처 내부 기류도 뒤집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경호처 간부는 "101단은 배신자들이다. 해체해버리겠다"는 격한 반응을 내보였지만, 경찰은 오히려 경찰특공대까지 철수시켰다. 결국 1월 15일 1천명이 넘는 형사를 동원해 무력 충돌 없이 윤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후에도 비상계엄 사태의 '스모킹건'이 된 국무회의 CCTV 영상 등을 확보하면서 우호 여론이 형성됐다. 이후 관련 사건을 특검에 넘겼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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