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의 90% 이상 원인 불명확한 '본태성'
유전·체중 증가·식습관 등 복합 작용
겨울철엔 혈관 수축으로 혈압 높아지기 쉬워
"고혈압 약, 생활습관 개선·혈압조절 상태 따라 줄이거나 중단 가능"
고혈압은 여러 원인으로 혈압이 높아진 상태다. 혈액의 압력은 심장이 수축해 동맥혈관으로 혈액을 보낼 때 가장 높아지는데 이때의 혈압을 '수축기 혈압', 반대로 심장이 늘어나 혈액을 받아들일 때 압력이 가장 낮은 때의 혈압을 '이완기 혈압'으로 부른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 140mmHg(수은주밀리미터)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일 때 진단된다.
고혈압의 90% 이상은 '본태성'으로 원인을 명확히 알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머지 5~10% 정도는 신장질환과 내분비계 질환 등 원인이 명확한 '이차성' 고혈압에 해당한다. 본태성 고혈압의 경우 유전, 체중 증가, 짜게 먹는 식습관,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고혈압관리협회에 따르면 고혈압은 우리나라 30세 이상 연령대의 10명 중 1명 이상이 앓을 만큼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기준 국내 고혈압 환자 수는 2020년 671만671명에서 2024년 760만5577명으로 13% 늘었다. 고혈압성 질환은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8위(인구 10만명당 사망률 15.6%)를 차지한 바 있다. 고혈압 유병률(어느 한 시점 내 특정 인구집단·지역에서 질병을 보유한 인구수)은 2013년 30.4%에서 2023년 33.6%로 3.2%p(포인트) 늘었는데, 특히 70세 이상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예방을 위해선 하루 30~40분 규칙적인 운동과 나트륨 섭취 제한이 필수다. 국물 음식과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는 것부터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 과도한 음주 자제도 혈압 안정에 도움이 된다. 요즘 같은 겨울철엔 외출 전 준비운동을 하고 보온이 충분한 옷을 챙겨입되, 야외 운동 시 강도 조절이 필요하다. 겨울철엔 혈관 수축으로 혈압이 평소보다 쉽게 상승해 기존 고혈압 환자는 물론 고혈압 전 단계인 사람도 증상이 악화할 수 있는데, 특히 40대 이후라면 계절 변화 시기마다 혈압을 자주 점검해보는 게 좋다.
송영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고혈압 약은 무조건 오래 먹어야 한단 오해가 있지만 생활 습관 개선과 혈압 조절 상태에 따라 약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장기 손상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은 증상이 거의 없어 스스로 잘 느끼지 못한다"며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생활 습관 개선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변화만으로도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생활습관 개선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