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 고발 6년 만에 무죄…"공모 인정 어려워"(종합)

"시세조종 인식 여지 있지만 공범은 아냐"…"관여 안해" 김건희 주장 인정

명태균 여론조사도 무죄…"여러 사람에 배포…'김영선 공천 약속' 없었다"

통일교 샤넬백·목걸이는 유죄…"UN 5사무국 등 교단 청탁 인식하며 수수"

김건희 1심 선고공판
(서울=연합뉴스)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천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2026.1.28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이도흔 기자 = 대통령(V1) 위에 군림한다는 의미로 'VO'(브이제로)로 불린 김건희 여사가 1심에서 민중기 특별검사팀 구형량(징역 15년)에 한참 모자란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것은 김 여사의 3개 혐의 가운데 2개를 법원이 무죄로 판단하면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에 대한 '인식'은 있었지만, 시세조종 세력들과 공모관계에 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과 관련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은 여러 사람 중 하나일 뿐이고,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 약속도 없었다고 봐 역시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불분명할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언과 함께 증거에 따라 판단했다고 강조한 뒤 김 여사의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건희, 1심 징역 1년8개월 선고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의 선고 공판이 열린 2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관련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나머지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2026.1.28 ksm7976@yna.co.kr

◇ 주가조작 혐의는 무죄…"시세조종 인식 있었으나 공범이라 보기 어려워"

특검팀은 김 여사가 2010년 10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우선 2010년 10월∼2011년 1월 시세조종 행위와 관련해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 행위에 대한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시세조종 세력으로 지목된 블랙펄인베스트(이하 블랙펄) 측에 주기로 한 수익금 약정 40%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상당히 높고, 그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하며 녹음되는 것을 염려했다는 점 등이 근거가 됐다.

나아가 대신증권 계좌에서 주식 18만주가 매도되던 시기 미래에셋대우 계좌에선 더 높은 가격에 11만여주가 매수된 데 의문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미필적으로나마 자기 자금이나 주식이 시세조종에 동원될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용인했다고 볼 여지가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세조종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관한 자료가 없다며 김 여사가 공동정범으로서 범행을 실행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시세조종 세력 중 누구도 김 여사에게 이에 대해 알려준 바가 없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여사는 2011년 1월 블랙펄 측이 일방적으로 할인율을 정해 블록딜로 매각한 것에 항의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재판부는 "만약 공모관계에 있다면 블랙펄이 일방적으로 할인율을 정해 시세보다 약 2억5천만원가량 저가로 할인 매각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2011년 1월∼2012년 12월 시세조종 부분에 대해선 앞서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세력에 대한 확정판결에서 김 여사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로 인정되지 않았고, 김 여사의 매수 행위는 독자적 판단 하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나아가 2010년 10월∼2011년 1월, 2011년 3월 이뤄진 행위는 공소시효(10년)가 지났다고도 판단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사실상 김 여사 관련 의혹의 시발점이었다.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4월 당시 열린민주당이 김 여사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논란이 수면 위로 불거졌으나, 이후 관련자들이 수사받고 줄줄이 기소되는 동안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이후 검찰이 수사 착수 4년 6개월 만인 2024년 10월 무혐의 처분하면서 '봐주기 수사' 논란도 불거졌다.

결국 지난해 윤 전 대통령이 파면 이후 김 여사를 겨냥한 특검이 출범해 김 여사를 재판에 넘겼지만 의혹 제기 6년 만에 결국 1심 무죄로 결론 났다.

◇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혐의도 무죄…"尹부부 재산상 이익 인정 안 돼"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데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나, 재판부는 이 역시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명씨가 자신이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실시하던 여론조사 결과를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여러 사람에게 배포한 것일 뿐, 이를 두고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명씨 측과 여론조사에 관한 계약을 맺은 바 없고, 여론조사의 실시 여부나 방법,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나 배포 등에 관해 명씨에게 지시했다는 자료도 없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가 김 여사의 지시나 의뢰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면 설문 내용과 공표 여부 등에 관해 김 여사에게 지시를 받았어야 할텐데 이를 명씨가 정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즉, 피고인 부부는 명태균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배포 받는 상대방들 중 하나였을 뿐 여론조사 결과가 전속적으로 귀속되는 주체였다고 평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만나기 전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했던 것은 그 홍보 효과를 통해 여론조사 의뢰가 들어오는 그 자신의 이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여론조사 비용의 경우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 등과 친분이 있는 듯한 외관을 형성한 뒤 '국민의힘으로부터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지방자치단체 관련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지급받아 충당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김 여사가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약속한 것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고 봤다. 이른바 공천 약속 논란은 "공천은 김건희 여사의 선물"이라는 명씨 발언이 발단이 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명씨가 2022년 3월 김 여사로부터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취지로 언급한 뒤에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윤상현 의원, 윤 전 대통령 부부 등에게 지속해 연락하면서 공천을 부탁한 점을 들어 약속의 존재를 믿기 어렵다고 봤다.

또 김 의원에 대한 공천은 당시 국민의힘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위원들 사이의 토론을 거쳐 투표에 의해 결정됐다고도 짚었다.

재판부는 또 명씨에 대해 "'빵선 국회의원 이준석을 당대표로 만들고, 빵선 대통령 윤석열도 당선시켰으며, 10년 백수인 오세훈도 서울시장 만들었다'라고 말하는 등 자기 능력에 대한 과장이 심하고 다소 망상적인 사람으로 보인다"며 "그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명씨 여론조사 수수 혐의와 관련해선 윤 전 대통령도 별도로 재판에 넘겨져 재판받고 있어 같은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김건희 오늘 1심 선고, 관심집중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통일교 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에 대한 사법부의 첫 법적 판단이 나오는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2026.1.28 pdj6635@yna.co.kr

◇ 통일교서 명품 받은 혐의 인정…"김건희, 청탁 내용 인식"

재판부는 김 여사의 특가법 알선수재 혐의만 유일하게 유죄로 인정했다.

김 여사는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 8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김 여사는 두 차례 샤넬 가방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고, 청탁이 있었다 하더라도 대가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2022년 7월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1천271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전달할 당시 명시적으로 청탁 내용은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그보다 앞서 김 여사와 전씨, 윤 전 본부장 간의 연락으로 청탁이 오갔다고 판단했다.

그해 4월 김 여사가 전씨로부터 전달받은 문자 등을 통해 통일교 측이 UN 제5사무국 유치를 원하고 있고, 이를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는 점에서다.

나아가 7월 김 여사가 윤 전 본부장과 통화에서 "저희가 여러 가지로 지금 많이 작업을 하고 있어요. 뭐 경제적…"라고 말한 것에 대해 통일교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경제적 지원을 위해 김 여사가 작업, 즉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 측은 그 무렵 6천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는 전씨가 중간에서 착복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이 김 여사의 연락처를 알고 있어 전달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점, 전씨가 신뢰 관계를 파탄시킬 행동을 감행할 이유가 없단 점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전씨가 '교육부 장관이 아프리카 청년부 장관들을 예방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이 담긴 윤 전 본부장의 문자를 김 여사에게 전달했던 만큼 그 청탁 내용 역시 인식하면서 수수한 것이라 판단했다.

다만 2022년 4월 처음으로 건네진 802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에 대해서는 그에 앞서 구체적인 청탁이라고 볼 만한 대화가 없었단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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