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여론조사도 "여러 사람에 배포…재산상 이익 없어"
통일교 명품수수는 유죄…"단순 선물 아닌 교단청탁 대가"

(서울=연합뉴스)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천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2026.1.28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이도흔 기자 = 법원은 28일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를 수수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단순한 선물이 아닌 '정부 차원의 경제적 지원'이라는 알선의 대가로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선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에 대한 '인식'은 있었지만, 시세조종 세력들과 공모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명태균 여론조사' 관련 혐의에 대해서도 명씨가 여러 사람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배포했을 뿐이고,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 약속도 없었다고 봐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의 선고 공판이 열린 2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관련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나머지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2026.1.28 ksm7976@yna.co.kr
◇ 통일교서 명품 받은 혐의 인정…"김건희, 청탁 내용 인식"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김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김 여사는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 8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김 여사는 두 차례 샤넬 가방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고, 청탁이 있었다 하더라도 대가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2022년 7월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1천271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전달할 당시 명시적으로 청탁 내용은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그보다 앞서 김 여사와 전씨, 윤 전 본부장 간의 연락으로 청탁이 오갔다고 판단했다.
그해 4월 김 여사가 전씨로부터 전달받은 문자 등을 통해 통일교 측이 UN 제5사무국 유치를 원하고 있고, 이를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는 점에서다.
나아가 7월 김 여사가 윤 전 본부장과 통화에서 "저희가 여러 가지로 지금 많이 작업을 하고 있어요. 뭐 경제적…"라고 말한 것에 대해 통일교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경제적 지원을 위해 김 여사가 작업, 즉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 측은 그 무렵 6천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는 전씨가 중간에서 착복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이 김 여사의 연락처를 알고 있어 전달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점, 전씨가 신뢰 관계를 파탄시킬 행동을 감행할 이유가 없단 점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전씨가 '교육부 장관이 아프리카 청년부 장관들을 예방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이 담긴 윤 전 본부장의 문자를 김 여사에게 전달했던 만큼 그 청탁 내용 역시 인식하면서 수수한 것이라 판단했다.

◇ 주가조작 혐의는 무죄…"시세조종 인식 있었으나 공범이라 보기 어려워"
재판부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2010년 10월∼2011년 1월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행위와 관련해선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 행위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가 시세조종 세력이던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주기로 한 수익금 약정 40%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상당히 높고, 증권사 직원과 통화하며 녹음되는 것을 염려했다는 점 등이 근거가 됐다.
다만, 시세조종 세력 중 누구도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에 관해 알려준 바가 없다고 진술해 시세조종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관한 자료가 없다며 공모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 김 여사는 2011년 1월 블랙펄 측이 일방적으로 할인율을 정해 블록딜로 매각한 것에 항의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재판부는 "만약 공모관계에 있다면 블랙펄이 피고인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할인율을 정해 시세보다 약 2억5천만원가량 저가로 할인 매각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2011년 1월∼2012년 12월 시세조종 부분에 대해선 앞서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세력에 대한 확정판결에서 김 여사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무죄로 판단했다.
나아가, 2010년 10월∼2011년 1월, 2011년 3월 이뤄진 행위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도 판단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통일교 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에 대한 사법부의 첫 법적 판단이 나오는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2026.1.28 pdj6635@yna.co.kr
◇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혐의도 무죄…"尹부부 재산상 이익 인정안돼"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데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나, 재판부는 이 역시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명씨가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실시하던 여론조사 결과를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여러 사람에게 배포한 것일 뿐, 이를 두고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김 여사가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약속한 것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고 봤다. 이른바 공천 약속 논란은 '공천은 김건희 여사의 선물'이라는 명씨 발언이 발단이 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명씨가 2022년 3월 김 여사로부터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취지로 언급한 뒤에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윤상현 의원 등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공천을 부탁한 점을 들어 약속의 존재를 믿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명씨에 대해 "'빵선 국회의원 이준석을 당대표로 만들고, 빵선 대통령 윤석열도 당선시켰으며, 10년 백수인 오세훈도 서울시장 만들었다'라고 말하는 등 자기 능력에 대한 과장이 심하고 다소 망상적인 사람으로 보인다"며 "그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명씨 여론조사 수수 혐의와 관련해선 윤 전 대통령도 별도로 재판에 넘겨져 재판받고 있어 같은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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