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인덱스…"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보수적 기조 강화"
자사 출신 인사 비중이 높아지고, 재무 중심보다 기술 기반 현장형 인사가 전면에 나서는 등 인사 기조 변화도 뚜렷해졌다.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박윤영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오른쪽)와 김용현 KT 이사회 의장이 29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강남에서 회동을 갖고 경영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5.12.29 binzz@yna.co.kr
30일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500대 기업 가운데 지난 6월부터 연말까지 발표된 2026년도 신임 CEO는 총 55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7.7세로 전년(59.8세) 대비 2.1세 낮아졌다. 50대 초반 CEO가 늘면서 체감 연령이 한층 젊어졌다는 평가다.
연령대별로 보면 1960년대생이 42명으로 가장 많았고, 1970년대생이 11명으로 뒤를 이었다. 1950년대생은 1명에 그쳤다.
최연소 CEO는 자동차 부품 업체 HL클레무브의 이윤행(43) 사장으로, 신규 CEO 가운데 유일한 1980년대생이다. 반면 최고령은 전영택(66) 삼천리 사장으로, 이번 조사에서 유일한 1950년대생이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내부 승진 비중 확대다. 신규 CEO 55명 가운데 52명(94.5%)이 자사 출신으로, 전년(89.5%)보다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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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롯데쇼핑은 외부 출신 김상현 부회장 대신 자사 출신인 김원재(57) 전 롯데유통군HQ 재무지원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 후임으로 30년 가까이 회사에 몸담은 김동춘(57) 사장을 임명했으며, KT는 '정통 KT맨'으로 불리는 박윤영(63) 전 KT기업사업부문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했다.
직무 배경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재무 출신 CEO 비중은 28.1%에서 23.6%로 낮아진 반면, 생산·제조 등 현장 출신은 1.8%에서 10.9%로 크게 늘었다.
리더스인덱스는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기업 환경에서 조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내부 검증을 우선하는 보수적 인사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출신 대학은 여전히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스카이' 비중이 높았지만, 한양대 출신 CEO가 늘어난 점도 눈에 띄었다. 여성 CEO는 1명에서 2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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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병오년(丙午年)을 맞아 말띠 신규 CEO는 고정욱 롯데지주 사장,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사장, 곽희필 ABL생명보험 사장 등 3명으로 집계됐다. 모두 1966년생으로 50대 후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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