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 뒤 순식간에 무너진 콘크리트…소방대원들 삽 들고 중장비 동원
충격에 휩싸인 동료들 "사고 믿기지 않아…신속히 구조되길"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립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5.12.11 iso64@yna.co.kr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공사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 현장은 먼지와 잔해가 뒤섞인 채 말 그대로 충격의 한복판이었다.
작업자 4명이 매몰된 사실이 알려지자 공사장 주변은 소방차 사이렌과 구조 중장비 소리가 쉼 없이 울려 퍼졌다.
공사장 출입구에서는 소방대원들이 삽과 절단기를 들고 분주히 뛰어다녔고 사고 현장에서 골조 틈새를 살피며 매몰자 위치를 파악하려 안간힘을 썼다.
붕괴 현장은 참담한 모습 그대로였다.
거대한 철골빔은 비틀리고 꺾여 기울어진 채 바닥으로 처박혀 있었고, 그 사이로 깨진 콘크리트와 철근이 삐죽삐죽 드러났다.
콘크리트에서 나온 철근들은 얽히고설킨 실뭉치처럼 힘없이 늘어져 있었으며, 일부 철골 구조물은 휘어져 있었다.
현장에 투입된 다른 작업자들은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멍한 표정으로 잔햇더미와 구조 현장만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사고 당시 지하에서 작업 중이었다는 한 작업자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들려 놀라서 뛰쳐나왔는데 사고 난 쪽이 온통 먼지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였다"며 "알고 보니 오늘 타설한 콘크리트가 무너져있었다. 이런 사고를 본 건 처음이라 온몸이 덜덜 떨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작업자는 "무게를 제대로 버티지 못한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사고가 벌어진 건지 믿기지 않는다"며 매몰자들이 신속하게 구조되길 바랐다.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왔다는 인근 주민 박모(68) 씨는 "TV 보다가 속보가 떠서 확인해보니 바로 집 근처였다. 아직 안에 사람이 있다고 하니 마음이 너무 불안한데 이렇게 대형사고 현장에서 어떻게 구조가 이뤄질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 들어설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골 구조물이 붕괴했다.
이 사고로 공사장에서 작업하던 4명이 철제 구조물 아래에 매몰됐으며 이 중 1명은 구조됐으나 사망했다.
나머지 3명 중 1명은 매몰 위치가 확인됐고, 2명은 여전히 잔해 속에서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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