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한겨레21 등에 따르면 스피드스케이팅 코치 A씨는 지난 9월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옛 제자인 20대 서모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얼굴과 목 등에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는 경찰 조사에서 10여년 전 A씨에게 성폭행과 폭행을 당했지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서씨와 A씨의 악연은 2011년 12월 시작됐다. 한때 국가대표였던 A씨는 당시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을 빌려 여러 선수를 지도하고 있었다. 올림픽 출전이 목표였던 서씨는 A씨 가르침을 받기로 했고, 자는 시간을 제외한 일상 전부를 A씨와 보냈다.
서씨는 2012년 10월 A씨에게 쇠몽둥이로 폭행을 당했다. 훈련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폭행은 계속됐다. A씨는 갖은 이유로 서씨를 마구 폭행했다. 서씨가 맞다가 기절하면 그를 밟아 깨우기도 했다.
A씨의 가혹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씨는 2013년 1월8일 A씨에게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한다. 당시 A씨는 자택으로 서씨를 불러내 입맞춤을 시도했고, 서씨가 온몸으로 거부하자 강제로 옷을 벗겨 다음날 새벽까지 성폭행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서씨는 이때를 기점으로 2014년 2월까지 모텔 등에서 성폭행당했고, 저항하면 귀싸대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은 서씨가 생리를 하지 않자, 이씨는 따로 불러내 배를 집중적으로 때려 갈비뼈에 금이 가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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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에 '하트' 붙여" 코치의 강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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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는 2014년 5월 부친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A씨는 서씨 부친과 만남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지만, 정확하게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은 채 "필요하시면 (피해)보상을 하겠다"고만 했다. 부친이 이에 "무슨 보상을 어떻게 할 거냐. 얼마 줄 거냐. 5억 줄 거냐"고 하자, A씨는 부친을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서씨는 같은해 8월1일 대한체육회 인권위원회에 사건을 신고하고 이듬해 2월 A씨를 폭행 및 성폭행,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2016년 6월 폭행 혐의로만 벌금 300만원 약식기소됐다. 무고와 성폭행 혐의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됐다. 검찰은 2013년 초 서씨가 A씨에게 보낸 "저도 사랑해요", "굿밤" 등 메시지와 "둘이 사귀는 사이였다"는 주변인 진술 등을 근거로 들었다.
A씨는 2014년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지만, 민사소송 끝에 자격정지 3년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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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서씨의 삶, 코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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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는 이후 정신과에서 '중증도 우울에피소드' 진단과 함께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조울증약 등을 처방받았다. A씨와 추문으로 다니던 대학까지 그만둔 뒤로는 여러 차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했다.
다시 살아보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올해 9월16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 들렀다가 A씨와 재회하면서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서씨는 호신용으로 들고 다니던 흉기로 A씨의 머리를 가격했고, 현행범으로 체포돼 정신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씨는 지난달 9일 특수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A씨는 이에 대해 "검찰과 법원에서 판단을 받아 모두 끝난 사안이다. 검찰에서 (성폭행 혐의를) 불기소한 이유는 (연인 사이라는) 증거가 있기 때문이다. (서윤지 쪽 주장에 배치되는) 말과 내용이 수사기록에 다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씨는 13년 전부터 똑같은 일방적인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오래전 모든 일이 끝났는데, 10년도 전에 결과가 나왔던 일이 지금 와서 다시 거론되니 힘들다. 그 꼬리표(성폭행 가해자) 때문에 힘든 생활을 했다. 서씨는 흉기를 들고 준비해서 나를 죽이려 했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