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겨울철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올라가는 등 심장혈관에 부담이 커지면서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도사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심근경색증으로 입원한 환자는 2012년 2만3505명에서 2022년 3만4969명으로 최근 10년간 약 1.5배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24.9%로 가장 많았고, 70대(24.5%), 50대(21%)가 뒤를 이었다.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정소담 교수는 "겨울철엔 심장혈관에 스트레스가 반복적으로 가해져 심근경색 발생이 증가한다"며 "가슴 통증과 숨찬 증상이 20분 이상 이어지면 지체하지 말고 119를 통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혀 해당 부위의 심장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막힌 시간이 길어질수록 심장 기능 회복이 어려워져 '치료까지의 시간이 예후와 직결되는' 응급질환으로 꼽힌다. 겨울철에는 활동량 감소, 체중·혈압 상승, 짜거나 기름진 음식 섭취 증가, 감기·독감 등 감염으로 인한 전신 염증 반응이 심근경색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럴 땐 119를 통해 '심혈관 중재술을 시행할 수 있는' 병원 응급실로 최대한 빨리 이동해야 한다. 정소담 교수는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대표 원인이지만, 전조증상을 알고 골든타임 안에 응급실에 도착하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실에선 심전도·혈액 검사로 심근경색 여부를 진단한다. 심근경색으로 진단하면 막힌 혈관을 풍선·스텐트로 뚫는 '관상동맥 중재술'을 시행한다. 심장성 쇼크나 심정지 상태로 내원한 경우에는 에크모(ECMO, 체외막형산소화요법) 등 기계 순환 보조 장치를 이용해 심장·폐 기능을 일시적으로 대신하며 치료한다.
급성 심근경색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50%는 이전에 아무런 증상이 없던 건강한 환자들이며, 나머지 50%는 협심증 증상이 있던 환자들이다. 불과 며칠 전에 시행한 건강 검진(운동부하 검사, 핵의학 촬영 검사 등)에서 이상 없다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응급실로 내원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잖다.
급성 심근경색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이유는 이 병이 혈관 내경이 심하게 좁아져 있지 않은 부위에서 잘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급성 심근경색은 혈관내경이 50% 이하인, 별로 심하지 않은 곳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현재의 의술로 급성 심근경색증의 발병 위험 부위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심근경색을 최대한 예방하려면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필요시 약물치료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금연과 절주, 적정 체중 관리로 심혈관 위험을 낮출 수도 있다. 짜거나 기름진 음식 대신 채소·과일·생선 위주의 식단이 권장된다. 독감 등 감염성 질환은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고위험군은 예방접종과 감염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정 교수는 "주 3~5회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도 심근경색 예방에 도움 되지만, 겨울철 새벽이나 한파·폭설처럼 강추위 속에서는 격한 운동을 피하는 게 안전하다"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흡연·가족력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위험요인 검진과 생활습관 점검을 통해 심근경색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