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무비자로 입국한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장기매매를 할 것"이라는 괴담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1일 엑스(X·옛 트위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재 인스타그램 근황. 10대들 사이에서 계속 퍼지는 중'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10대들 사이에서 계속 퍼지는 중"이라며 "많이 퍼뜨려야 된다고 함"이라고 적었다. 이 게시글에는 또 다른 SNS(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캡처한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
스토리 속에는 "얘들아 밤 늦게 돌아다니지 말고, 이상한 사람이 주는거 받지 말고, 부모님께 어디가는지 알리고, 집에 일찍 들어가. 이상한 중국 사람이 쫓아오면 신고해. 누가 태워다 준다해도 거절하고. 난 너희들이 너무 걱정돼"라는 글과 함께 "중국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졌는데, 중국 사람들이 그걸로 한국에 와서 성인, 아이들, 남녀 상관없이 납치해서 장기매매를, 심지어 살아있는 채로 배를 갈라서 장기를 꺼낸다고 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어 "대한민국 지금 큰일났다. 진짜 중국에선 장기매매가 엄청 일어나서 중국 무비자를 막아야 한다. 한국이 위험하다"며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재검토'를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에 동의를 눌러 달라고 촉구했다. 실제 10대 청소년들 사이 이러한 취지의 게시물이 공유되면서 공포심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인 무비자 관광객을 거론하며 칼부림을 예고한 글이 SNS에 올라와 경찰이 추적에 나선 상황이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관련 신고를 지난달 30일 접수해 게시글 작성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게시글에는 '중국인 무비자 관광객이 내일(1일) 아침 7시 모든 학교 앞에서 칼부림함'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글 맥락상 관광객을 상대로 칼부림을 예고한 것일 수 있어 게시자 IP 등을 추적 중이다. 아울러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하는 등 안전 조치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국·내외 전담여행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최대 15일 동안 무비자로 한국 관광을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반중집회가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 30일 오후 4시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열린 '중국인 무비자 입국 반대 집회'에서는 100여 명이 모여 "반중멸공" 구호를 큰 소리로 외치며 무비자 입국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는 이번 중국 단체 관광객 한시 무비자 입국 허용은 상호·호혜 성격이 강하다고 과도한 공포심을 경계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국은 작년부터 한국인한테 비자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거기에 맞춰 한국 정부도 검토해서 결정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우리 국민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이 조치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중국의 무비자 대상국에 포함된 것은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최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