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이민단속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美 국경순찰대장

보비노 대장, 트럼프 이민단속 상징으로…시민 사망에도 "피해자는 우리" 엄호

'속전속결' 현장지휘, SNS 활동하며 관심 즐겨…옛 독일군 스타일 코트는 트레이드마크

그레고리 보비노 미 국경순찰대장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연방정부의 무차별 이민 단속으로 미국 시민권자 2명이 숨지면서 비판이 들끓는 가운데, 현장을 지휘하는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단속을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1년 전만 해도 그의 이름을 아는 미국인은 거의 없었지만 이젠 현장 전술부터 옷차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특히 단속 현장에서 이달 초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총격에 이어 국경순찰대원들이 쏜 총에 미 시민권자가 숨진 후에도 보비노 대장은 브리핑과 언론에 본격적으로 나서 대원들을 엄호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인 보비노 대장은 1996년 국경순찰대에 합류한 30년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국내외 근무지를 거쳐 2020년 남부 캘리포니아 엘센트로 지역의 국경순찰대장으로 임명됐다. 2023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엔 국경 안보 상황과 관련해 비판적인 발언을 한 점 등이 문제가 돼 잠시 지휘권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5천명이 넘는 이민자들을 체포한 작전을 현장에서 지휘하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시카고, 샬럿, 뉴올리언스를 거쳐 지금은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을 이끌고 있다.

전날 미니애폴리스에서 미국 시민권자이자 재향군인병원 중환자실 간호사였던 알렉스 프레티(37)가 국경순찰대원들의 총격으로 사망한 후에도 보비노 대장은 '피해자는 프레티가 아니라 내 대원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그들이 고도로 훈련된 대원들이었기에 법집행관에 대한 총격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런 일이 생기기 전 미리 제압한 우리 법집행관들에게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비노 대장과 그의 동료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또 숨진 프레티에 대해 "스스로 범죄 현장에 뛰어들었기에,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던 게 안타깝다"며 "거기 가기로 한 건 그의 결정이었다"고도 했다.

보비노 대장이 현장에서 구사하는 전술은 '속전속결'이다. 시위대가 오기 전 재빨리 이민자들을 체포하고 현장을 떠나는 방식이다.

그는 스스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경순찰대원이 결의를 과시하고 그들이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을 마치 영화 같은 영상으로 공유해왔다.

보비노는 작년 10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국경순찰대의 현장 작전에 대해 "할리우드 영화라고 생각하는가? 이게 바로 현실"이라며 "너무 현실적이어서 할리우드 영화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실제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선 직접 시위대에 최루액이 든 통을 던지거나 시민들과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영상에 찍히기도 했다.

외양도 눈에 띈다.

군인 같은 짧은 머리에 녹색 제복을 즐겨 입고, 작전 중에 눈만 내놓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다른 연방 요원들과는 달리 복면도 하지 않고 얼굴을 그대로 드러낸다.

보비노가 즐겨 입고 나오는 진녹색 코트가 1·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제복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그를 향해 "마치 이베이에서 SS(나치 친위대) 복장을 사 온 것처럼 차려입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보비노 대장은 해당 코트가 국경순찰대 표준 제복이라며 25년 넘게 소유해온 것이라고 반박하고, 민주당 인사들이 국경순찰대를 비판하며 시위를 선동한다고 주장했다.

nomad@yna.co.kr

조회 411 스크랩 0 공유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