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압박에도 버티는 김병기에 與 '속앓이'…"당도 답답하다"

일각서 '당 비상징계' 요구…의총 등 필요해 지도부는 '신중'

사태 장기화시 지방선거 악영향 우려…당내서 탈당 촉구 계속

본회의장 향하는 김병기 전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치고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5.12.30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정진 오규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비위 의혹에 따른 당내 탈당 요구에도 버티기에 들어간 김병기 의원을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당 공식 절차대로 진행할 경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여론 악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직접 징계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으나 김 의원이 계속 버틸 경우 뾰족한 수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출마한 백혜련 의원은 9일 MBC 라디오에서 "12일조차 윤리심판원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당이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 의원은 전날 후보 토론회 후 기자들에게 "당 대표의 비상 징계 권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지원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이제 당이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두려움 없이 빨라야 한다"고 적으며 지도부의 직접 징계를 요구했다.

민주당 당규에는 당 대표가 비상한 시기에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사유가 있거나 긴급히 처리하지 않으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로 징계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있다.

앞서 공천헌금 논란이 불거진 후 탈당했던 강선우 의원에 대해서도 최고위 의결을 통해 제명 처분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지도부는 정청래 대표의 비상 징계권 발동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정 대표가 최고위에서 김 의원의 제명을 의결하더라도 효력이 발휘하려면 의원총회를 거쳐야 한다.

당헌·당규는 국회의원인 당원의 제명을 재적의원 과반 찬성 의결로 규정하고 있다.

만약 김 의원 문제가 의총 안건으로 올라갈 경우 당이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일각에 있다.

나아가 지도부로서는 여권의 일부 지지층이 김병기 의원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제명을 위한 표결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식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데 대표가 이를 중단시키고 징계를 직접 결정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며 "당원과 국민들이 화가 나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당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만약 지도부가 의총 의결이 필요 없는 당원자격 정지나 경고 등의 징계 처분을 최고위에서 의결할 경우에는 '솜방망이 처벌', '제 식구 감싸기' 등의 더 큰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역시 엄중하게 현 상황을 국민과 함께 지켜보면서 윤리심판원의 절차와 결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신속한 윤리심판원 심판을 요청하는 것 이상으로 다른 요청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윤리심판원은 12일 회의를 열고 김 의원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공천헌금 수수와 특혜·갑질 등 제기된 의혹만 10여개에 달하는 만큼 당일 결론이 나오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윤리심판원이 12일 징계를 결정하더라도 김 의원이 재심을 신청한다면 사태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김 의원에 대한 자진 탈당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원내대표 후보인 한병도·진성준·백혜련 의원은 전날 원내대표 선거 토론회에서 김 의원의 자진 탈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시 탈당에 반대했던 박정 의원은 이날은 MBC 라디오에서 "저도 굉장히 탈당을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병주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어떤 조치가 있기 전 스스로 '선당후사'하는 정신이 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승찬 대변인은 CBS 라디오에서 "'이제 김 의원이 결단해야 한다. 지금 시간을 끌수록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 의원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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