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당기며 "중국인과 식사"…동양인 비하 미스 핀란드 자격박탈

논란에 "두통 때문" 군색한 변명…정치권으로도 파문 확산

눈꼬리 당기며 "중국인과 식사중" 동양인 비하 미스 핀란드 자격을 박탈당한 사라 자프체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도 출전한 미스 핀란드 사라 자프체가 "중국인과 식사중"이라는 설명과 함께 동양인을 비하하는 제스처의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프체는 지난달 말 자신의 SNS에 해당 캡션과 함께 자기 눈꼬리를 위로 잡아당기는 사진을 함께 올렸다. 두 눈을 좌우로 찢거나 치켜올리는 행동은 서양에서 동양인을 비하할 때 주로 사용되는 제스처다.

사진이 급속도로 확산하자 자프체는 "두통 때문에 관자놀이를 문지르는 모습"이었다는 군색한 해명을 내놨지만, 대중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미스 핀란드 조직위원회는 지난 11일 "자프체의 미스 핀란드 타이틀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조직위원회는 "한 개인이 국가적, 국제적 대표 역할을 맡게 되면 행동과 책임은 분리될 수 없다"며 자격을 박탈한 사유를 설명했다.

코소보 출신 아버지와 핀란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프체는 지난 9월 미스 핀란드로 선정됐으며, 11월에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했다.

자프체가 미스 핀란드 왕관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논란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정치권으로도 확산 중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핀란드 극우 정당이자 연립정부 일원인 핀란드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자프체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진을 올리며 그를 옹호했기 때문이다.

핀란드 야당 사회민주당 소속 나시마 라즈미아르 의원은 핀란드당 의원들의 행동에 대해 "유사한 사례가 너무 많아 총리가 전략적으로 핀란드당의 인종차별 행동을 인정해주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미스 핀란드 옹호하는 핀란드당 의원
[유호 에롤라 핀란드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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