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걱세·백승아 의원, 올해 수능의 고교 교육과정 준수 여부 분석
"학교교육만으로 대비 불가능…킬러 문항 방지법 제정 시급"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들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어 영역 교육과정 준수 여부 분석결과를 발표하며 '수능 킬러문항 방지법'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2025.12.11 nowwego@yna.co.kr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과 함께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학년도 수능 수학·영어의 고교 교육과정 준수 여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걱세와 백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수능 영어에서 독해 문항 28개 중 약 40%가 영어Ⅱ 교과서 4종의 최고 난도 평균인 미국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판정됐다.
특히 가장 어려운 지문의 난도는 미국 대학생 수준과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어휘에서도 교육 과정을 벗어난 단어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정하는 영어Ⅱ의 사용가능 어휘수는 2천500개이고 이를 벗어난 수준의 어휘가 수능 지문에 나올 경우 주석을 달게 돼 있다.
사걱세와 백 의원은 "수능 영어의 독해 지문 총 25개 중 14개(56%)에 주석이 달려 있었다"며 "많은 주석이 달리면 제한된 시간 내에 풀어야 하는 수능 특성상 독해 난이도가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해지문의 전반적인 난이도와 그 비중과 어휘면에서 수능 시험이 시험 범위로 지정된 영어Ⅱ 교과서의 수준을 확연히 벗어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26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영역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불(火)영어'라는 말을 낳았다.
특히 영어 24번 문항에는 'culturtainment'(컬처테인먼트)라는 낯선 합성어가 나와 수험생들의 이의신청이 집중되기도 했다.
수능 수학의 경우 46개 문항 중 3개(6.5%)의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판정됐다.
공통 21번은 지나치게 인위적이고 복잡한 함수가 포함돼 교육과정의 평가 방법 및 유의 사항을 준수하지 않았고 공통 22번 문항은 지수 방정식을 포함하는 미지수 4개의 연립방정식 문제로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벗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또 미적분 30번 문항은 절댓값이 두 군데 포함된 함수의 그래프 개형을 그리고 역함수의 접선 기울기 관계를 다루면서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EBS에서 공개한 문항별 정답률에 따르면 이 세 문항은 모두 정답률이 5% 미만이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들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어 영역 교육과정 준수 여부 분석결과를 발표하며 '수능 킬러문항 방지법'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2025.12.11 nowwego@yna.co.kr
사걱세와 백 의원은 "학교 교육만으로 대비하기 어려운 수능 출제가 지속되면서 고교 내신 시험으로 킬러문항 출제가 번졌다"며 "학생들은 수능과 내신을 학교교육으로 도저히 대비할 수 없어 사교육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현행 수능 출제 시스템으로는 학교 교육만으로 대비 가능한 수능 출제를 할 수 없음이 명백해졌다"며 "이러한 현실을 개선할 유일한 방안은 시급히 '수능 킬러문항 방지법'을 제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로 입시 혼란이 가중되면서 수능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오승걸 평가원장은 "영어 영역의 출제가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입시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사임했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미래형 대입 제도'를 발표하면서 2033학년도에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면 전환하고 2040학년도에 수능을 폐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