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조사서 드러난 낮은 존재감
정책·사회 현안 역할 요구 커져

[과기한림원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국민 중 절반 이상이 과학기술계 석학 기관인 한림원에 대해 잘 모른다고 응답한 인지도 조사가 나왔다.
또 국민들은 이공계 석학이 사회 이슈에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최근 일반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림원 인지도 조사 및 한림원 역할 및 정책 자문 수요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39.8%가 한림원에 대해 잘 알고 있거나 어렴풋이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모른다는 응답은 34.3%, 전혀 모른다는 답은 25.9%였다.
이번 조사는 과학기술계 종사자 714명과 관심 국민 2천913명을 대상으로도 진행됐는데, 과학기술계 종사자는 86.1%가, 관심 국민은 67.1%가 한림원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과기한림원과 한국공학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등 세 한림원별 인지도도 큰 차이가 났다.
일반 국민들에 세 기관 중 들어본 기관을 선택해 달라고 질의하자 과기한림원은 55.7%로 절반을 넘었지만, 공학한림원은 18.5%, 의학한림원은 19%로 5명 중 1명 수준에 그쳤다.
셋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경우도 33.1%로 나타났다.
한림원에 대한 인상을 묻는 설문에 세 그룹 모두 긍정적인 인상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림원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써달라는 설문에 과기계 종사자는 '보수적' '폐쇄적'이란 단어 비중이 높아 폐쇄성을 경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국민은 붓(翰·깃털로 만든 붓)을 든 학자들이 숲(林)에 모인다는 한림원 이름의 '림'을 연상시키는 '산림·자연환경'을 가장 많이 꼽기도 했다.

[과기한림원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석학이 갖춰야 할 덕목과 이공계 석학 간 일치 정도를 평가해달라는 설문에 일반 국민들과 과기계 모두 '이공계 석학은 국가사회 문제에 적극 참여한다'는 사회적 책임에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정치·이해관계로부터 독립적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독립성과 전문성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또 국민들은 이공계 석학에 정책 자문과 위기 상황에서 과학기술적 해법을 제시하는 역할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을 진행한 과기한림원은 이를 담은 '정책 자문 기능 강화를 위한 한림원 간 교류 및 협력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각 한림원의 역할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고 한림원 석학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3개 한림원이 함께 인지도를 높이고 상호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한림원은 "대외적으로 미국의 3개 한림원의 지도부가 공동으로 또는 독립적으로 현안에 대한 성명서를 내는 활동에 대해 한국의 한림원들이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3개 한림원도 국가의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기보다는 큰 방향을 제시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shj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