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서해 항소기한 마지막날…'수사지휘권 행사해야' 의견도

'제2의 대장동 사태' 내홍 재현 우려…중앙지검장, 항소여부 고심

법원, 검찰 주장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수사팀, 항소 의견 보고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이밝음 기자 =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 항소 기한 마지막날인 이날까지도 결론을 내리지 않고 고심하는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대장동 항소 포기 당시의 내홍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국무총리가 먼저 항소 포기를 언급한 사안인 만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직접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은 1심에서 전부 무죄가 선고된 서해 피격 사건에 대해 현재까지도 항소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지검장은 최근 항소 제기가 필요하다는 수사팀 보고서에 대해 보완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수사팀이 보완된 보고서를 다시 올렸으나 박 지검장은 아직까지 별다른 의견 표명 없이 결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6일 1심 판결이 선고된 서해 피격 사건의 항소 기한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3일 0시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항소 기한 마지막날인 이날 오후 중으로 항소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사 하는 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제66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5.11.21 [공동취재] eastsea@yna.co.kr

앞서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당시와 달리 서해 피격 사건은 중앙지검장부터 수사팀과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실상 항소 포기에 무게가 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진우 전 중앙지검장은 수사팀의 의견에 따라 대장동 민간업자 사건에 대해 항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대검 지휘부의 만류로 항소 기한까지 항소장을 접수하지 못했고, 결국 다음날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번에도 항소 포기 결정을 내릴 경우 '제2의'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가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사팀은 법원이 국방부와 국정원의 자료 삭제 등 검찰이 주장한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한 만큼 이에 대한 법적 판단을 추가적으로 다퉈볼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인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은 "서욱·박지원·노은채가 특수첩보 관련 내용의 삭제·히수를 지시·전달해 실제 삭제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망인의 피격·소각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특히 사망한 이대준씨의 유가족이 항소 제기를 강력히 원하고 있고, 이씨가 월북했다는 정부의 발표가 허위라는 검찰 기소의 전제사실까지는 법원이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심 단계인 2심까지는 법원의 판단을 구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박 지검장과 대검 지휘부가 항소 포기를 결정하더라도 대장동 사태 당시처럼 검찰 내부에서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법무부가 사태 이후 집단 성명을 낸 일선 검사장들을 법무연수원으로 '좌천성' 발령하고 정유미 검사장을 고검 검사급으로 강등하는 등 '입막음' 인사 여파로 이전처럼 반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직접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고 언급했던 만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통해 수사 지휘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총리의 언급으로 항소 여부가 이미 정치적인 사안이 된 상황에서 정 장관이 직접 수사지휘권 행사를 결단해 검찰 조직의 내홍을 막는 것이 여당 입장에서도 추가적인 정치적 부담을 더는 셈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장동 사태 당시에도 항소 포기 결정을 내린 것은 검찰 지휘부였지만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법무부의 외압 행사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동안 논란이 지속됐다.

다만 정 장관은 직접적인 수사지휘권 행사는 최대한 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앞서 대장동 항소 포기와 관련해서도 '신중 검토' 의견만을 제시했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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