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안사도 됩니다, 쓰레기 저희 주세요"…상인 나서니 깔끔해진 명동

31일 오후 서울시 중구 명동 차없는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모습./사진=김서현 기자."거리에 쓰레기가 훨씬 줄어든 것 같아서 좋아요."

31일 오후 서울시 중구 명동 일대는 연말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행인들은 거리 한복판에 줄이은 먹거리 상점들에 바삐 가던 발걸음을 멈췄다. 십원빵부터 꼬치, 닭강정 등 다양한 간식을 사먹으며 연말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이날 거리에 나온 먹거리 상점들엔 모두 '쓰레기 대신 버려 드리겠습니다' 등 팻말과 50ℓ 종량제 봉투 여러 개가 붙었다. 이곳 상인들은 구청으로부터 종량제 봉투를 받아 상점 이용과 관계없이 쓰레기를 대신 수거한다. 중구는 오랜 골칫거리였던 명동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레기 수거 캠페인을 기획했다.

명동 거리 상점 매대에 '쓰레기 버려 드리겠습니다' 팻말이 붙어있는 모습./사진=김서현 기자.중구에 따르면 명동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하루 평균 약 30톤이다. 지난해 12월 말엔 하루 최대 40톤을 기록했다. 올 연말엔 명동스퀘어 최초 카운트다운 쇼 등 대형 행사가 열려 쓰레기는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쓰레기 수거 체계도 강화했다. 기존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두 차례로 나눠 수거했지만, 평소 수거가 이뤄지지 않던 오후 3시부터 밤 10시 시간대에도 추가 수거를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캠페인과 잦은 수거로 거리는 실제로 깨끗했다. 바닥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악취도 느껴지지 않았다. 상인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명동 거리상 탁경옥씨(50)는 "손님들이 쓰레기를 주고 가는 경우가 정말 많아 하루 장사를 하고 나면 75ml 2봉지씩은 거뜬히 채워진다"며 "상점이 많다보니 이렇게 쓰레기를 받지 않으면 거리가 난지도가 될 것인데, 거리가 전보다 깨끗해진 걸 보면 뿌듯하다"라고 했다.

시민들도 거리 청결도에 만족했다. 이날 쇼핑을 위해 명동 거리를 찾은 박윤영씨(32) 역시 "반년 만에 명동을 찾았는데 전에 왔을 때보다 거리에 쓰레기가 30% 이상 줄어든 것 같다"며 "확실히 이전보다 깨끗해진 게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골목 안쪽에 쌓인 쓰레기 모습./사진=김서현 기자미흡한 부분도 있었다. 중심 거리를 벗어난 골목엔 여전히 쓰레기가 쌓인 채 방치된 모습이었다. 골목 어귀에는 검정색 비닐봉지안에 담긴 나무 판자와 함께 파손된 캐리어가 버려져있었다.

골목 안쪽 한 건물에는 '여기에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라는 문장이 적힌 인쇄물이 빛 바랜 모습으로 붙어있었다. 해당 건물 앞에는 과자 상자, 컵라면 용기, 물병, 박스, 카페음료 테이크아웃 잔 등이 한데 널브러졌다.

중구 관계자는 "중심 거리와 달리 골목 안쪽은 여전히 쓰레기들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거리 청소를 담당하는 서울365기동대 인원 채용을 올해 12명에서 내년 26명으로 2배 이상 늘렸기 때문에 조치를 더 빠르게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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