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 금수산태양궁전 첫 공개 참배…'후계 공식화는 아직' 평가
'가족동반·미래세대 이미지' 무게 시각도…후속 움직임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날인 1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부인 리설주 여사와 딸 주애가 동행한 모습이 담겼다. 주애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동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1.2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후계자로 공식화하는 단계로 보기는 일러 보이지만, 잠재적 후계자로서 이미지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 속에 후속 움직임이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자주색 정장 차림의 김주애가 아버지 김정은, 어머니 리설주를 양옆에 두고 2026년 새해 첫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을 2일 보도했다. 당·정·군 최고위 간부들이 김정은 일가의 뒤를 따랐다.
참배 행렬의 맨 앞줄 가장 가운데에 주애가 위치했다.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주애에게 '센터'를 사실상 양보한 것이다.
지난 2022년 11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현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주애는 그간 김정은 위원장의 각종 현지지도나 정치 행사에 동행하며 존재감을 키워왔지만, 금수산태양궁전을 공개 참배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이 이른바 '주체의 최고 성지'로 부르는 금수산태양궁전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영구 보존돼 있다.
북한은 이곳을 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권력의 '정통성'을 부각하는 데 활용해 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새해나 중요한 정치적 기념일마다 당·정·군 요인을 대동하고 이곳을 참배해 선대의 뜻을 이어간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전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선대 지도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처음 공개적으로 참석했다. 2026.1.2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이런 곳에 주애를 처음 대동하고, 더구나 참배 행렬의 정중앙에 배치한 것은 이른바 백두혈통 가계의 '잠재적 계승자'로서 그를 부각하려는 중요한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단순한 자녀의 권위를 넘어 선대 수령들의 유훈을 직접 계승하는 '혁명의 계승자'로서의 지위를 대내외에 공식 선포하는 의미"라고 짚었다.
이번 참배와 사진 공개는 김주애의 잠재적 계승자 위상에 점차 공식적 권위를 부여하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
주애는 2022년 처음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나타났을 때는 '어린 딸'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김 위원장에 버금가는 의전을 받고 비교적 무게감 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참배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는 공군 창설 80주년 행사, 핵추진 잠수함 건조 현장 방문, 각종 지방공장 준공식, 신년 경축공연 등에 잇달아 나타나며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빈도도 높아졌다.
다만 현재까지 주애의 행보는 어디까지나 유력 후계자로서 교육받으며 경험과 서사를 쌓고 있는 것일 뿐,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날인 1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부인 리설주 여사와 딸 주애가 동행한 모습이 담겼다. 주애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동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1.2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 2010년 9월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고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며 후계자로 공식화됐다. 이후 같은 해 10월 아버지 김정일과 금수산기념궁전(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이번 보도에서 북한은 주애를 중앙에 내세운 사진만 공개했을 뿐 글기사에 그의 참배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리설주가 동행한 데서 '가족 이미지' 연출에 무게를 싣는 시각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김일성-김정일, 김정일-김정은 부자가 연출했던 후계구도 프레임은 상하관계가 분명하고 후계 학습을 받는 절제된 이미지였다고 짚었다.
그는 주애가 김 위원장과 공개석상에서 연출해온 스킨십은 "사이 좋은 부녀 관계 코드에 맞는 행동들"이라며 "후계구도였다면 지도자-후계자의 권위를 부여할 수 있는 철저하게 계산된 이미지를 연출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김정은 일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과 김 위원장의 설맞이 공연 출연 학생들과의 기념사진 촬영 소식을 이날 나란히 노동신문 1면에 실었다. 이런 점에서 김주애가 여전히 정치적 후계자보다는 미래세대의 대표자 성격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후계자 내정이라면 선대와 인민 앞에 '신고식' 언급 정도는 할 가능성이 있지만 언급되지 않은 것은 (이번 사진이) 가족, 미래 세대에 방점이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새해 설맞이 공연에 출연하는 학생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2026.1.2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지금까지는 '이미지 정치' 차원에 머물러 온 김주애의 위상이 올해를 기점으로 구체적인 변화를 맞을지도 주목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이번 참배가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기획된 정치적 행보"라고 해석했다.
임을출 교수는 "이번 참배는 2026년을 기점으로 그의 정치적 역할을 본격적으로 시험하려는 포석"이라며 "9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이전의 마스코트 성격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주애가 당대회 주석단에 등장하거나 주애에게 '동지' 호칭을 붙일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아직 나이가 어리긴 하지만 당 직책을 받을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