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이산가족 교류촉진 기본계획…'北철거' 이산가족면회소 대체장소 마련 검토
이산가족 신청자 중 생존자 25.8%…90세 이상 생존자가 32%

(서울=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4일 서울 은평구 이산가족 가정을 방문해 김봉환 어르신의 건강 기원과 응원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25.12.24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통일부는 31일 이런 내용이 담긴 '제5차 남북 이산가족 교류촉진 기본계획'(2026∼2028년)을 수립해 발표했다.
향후 3년간 추진할 이산가족 정책 방향인 이번 계획에는 ▲ 당국 차원의 이산가족 교류 재개 ▲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교류 활성화 ▲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 ▲ 이산가족 교류기반 확대 ▲ 이산가족 위로 및 국내외 공감대 확산 ▲ 이산가족 역사·문화 계승 및 후손 세대 참여 확대가 6대 중점 추진과제로 담겼다.
통일부는 먼저 "남북관계 진전 시 이산가족 교류 재개의 출발점으로서 전면적 생사확인을 우선 추진하겠다"며 그 결과를 활용해 소식교환·상봉 등 후속 교류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남북 간 협의가 이뤄지면 '상시 생사확인 및 사망 시 통보제도'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이산가족 3만6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62.3%가 생사확인을 희망했고, 77.2%가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전면적 생사확인 및 사망 시 통보제도'를 꼽았다는 것이 통일부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추석 연휴인 지난 10월 3일 "남북 이산가족들이 생사 확인이라도 하고 하다못해 편지라도 주고받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남북의 정치의 책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하면서 남북 당국 차원의 이산가족 만남은 2018년 8월 금강산 상봉이 마지막이다.
급기야 북한은 5차례 상봉에 사용됐던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일방적으로 철거 중이다. 최근 철거가 마무리에 들어선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이산가족면회소 기능 정상화를 위한 남북협의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사전 준비로 대체 상봉장소 마련, 서울·평양 교환방문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통일부가 2019년 10월 29일 언론에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아울러 이산가족 교류가 이뤄지게 되면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대북제재 면제를 협의하겠다고 언급했다. 필요시 관련 장비의 대북 반입 등을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남북 당국 간 교섭이 아니라 이산가족이 직접 민간 중개인의 도움을 통해 성사시킨 상봉·생사확인 등 교류에도 지원을 확대한다. 생사확인·서신교환 등 재개 가능성이 높은 사업부터 지원 금액을 높여 20% 이상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민간 이산가족 교류는 남북 당국 접촉 단절, 북중 접경 통제 강화 등 악화하는 여건 속에서도 근근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달까지 상봉 1건(3명), 생사확인 1건, 서신교환 2건이 성사됐다.
이밖에 통일부는 이산가족 고령화를 감안해 현행 3년마다 시행되는 실태조사 주기를 1년으로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이산가족의 역사·문화를 후손 세대와 공유할 수 있도록 이산가족 생애기록물 수집 및 디지털화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에 대해선 "남북 간 대화에 기반한 문제 해결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핵심 의제로 적극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통일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통일부는 '남북 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마다 남북 이산가족 교류촉진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오고 있다.
이날 기본계획과 함께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이산가족 신청자 13만4천514명(지난달 기준) 중 생존자는 25.8%에 불과한 3만4천658명으로 집계됐다. 이산가족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생존자 비율은 2023년 29.5%, 2024년 27.5% 등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이산가족 생존자 중 90세 이상 비율은 2017년 18.9%, 2019년 22.9%, 2023년 29.7%, 2025년 32.0%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