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與원내대표 보선…'1년4개월' 노린 치열한 경선 예고(종합)

최고위 보선과 같은날 진행…권력지형 변화 가능성 맞물려 관심 증폭 전망

잠재 후보들도 출마 의지…"특별히 추대할 이유 별로 없다"

투표 마친 김병기 전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감사원장(김호철) 임명동의안 등 안건에 대해 투표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2025.12.30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최평천 오규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30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가운데 차기 원내사령탑을 뽑기 위한 선거가 예상보다 치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 원내대표가 김 의원의 잔여 임기까지인 '단명' 수장인 데다 당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경선보다는 추대 방식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잠재 후보들이 연임을 염두에 두고 도전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나아가 원내대표 보선이 이른바 '명청'(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대결 구도로 주목받는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같은 날 진행되면서 여권의 권력지형 변화라는 측면에서 당 안팎의 관심도도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을 1월 11일 실시키로 했다. 이날은 최고위원 3명을 새로 뽑는 보궐선거가 예정된 날이다.

민주당이 한 달 이내에 진행하게 돼 있는 원내대표 보선을 불과 10여일 만에 진행키로 하면서 최고위원 보선과 일치시킨 것은 권리당원 투표 때문이다.

원내대표를 선출할 때 권리당원 투표 20%를 반영하는데,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권리당원 투표가 진행되는 만큼 날짜를 맞췄다는 게 당의 설명이다.

새 원내대표 임기는 5월 중순까지 약 4개월이며, 내년 지방선거와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원내사령탑의 역할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원내대표의 경우 대선 일정과 맞물리면서 올 6월에 선출됐으나,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애초 5월로 예정돼 있었다고 조승래 사무총장이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했다.

당내에서는 애초 잔여임기가 길지 않다는 것 등의 이유로 추대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현재는 치열한 경선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태다.

보선을 통해 선출된 원내대표가 능력을 확인받으면 자연스럽게 내년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내년 5월 선거에서 다시 한번 선거를 치르기는 해야겠지만, 이번 원내대표는 4개월짜리가 아니라 1년 4개월짜리"로 전망했다.

실제 민주당 3선 의원들이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표 선출과 당 수습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추대와 관련해선 적극적인 의견이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곤 의원은 모임 뒤 기자들과 만나 "특별하게 추대할 이유는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지금은 당정청이 함께 잘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그동안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노리고 박정·백혜련·한병도(이상 3선·가나다순) 의원이 주변 의원과 접촉하며 출마를 준비해왔다.

이중 박·한 의원은 이번 보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중진 의원으로서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수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 의원도 출마 가능성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3선인 이언주·조승래 의원 등도 출마 가능성이 당내 거론됐으나, 조 의원은 현재 지방선거를 준비 중인 당 사무총장으로 역할에 매진한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도 최고위원이라는 점에서 도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말이 들린다.

만약 최고위원 보선에 이어 원내대표 보선도 치열하게 전개될 경우 정청래 지도부 변화의 진폭을 키울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를 포함해 전체 9명인 최고위원 중 당의 원내사령탑을 비롯해 4명의 최고위 구성원이 새로 선출되기 때문이다.

이에 후보군의 정치 성향과 노선 등에 대해 당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백혜련·한병도 의원의 경우 모두 '친명'(친이재명)계이지만, 정치 성향이나 노선에서 차이가 있다.

박정어학원 원장 출신인 박 의원은 지난 8·2 전당대회 때 정 대표와 경쟁했던 자칭 '찐명'(진짜 이재명) 후보인 박찬대 의원의 선거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다만 박 의원은 2022년 대선 경선 때는 이낙연 당시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백 의원은 2011년 검찰 수사의 중립성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검사직을 사직한 뒤 이듬해 총선 때 민주당에 영입됐다. 계파적 성향이 엷다는 평가와 함께 그만큼 당내 지지가 튼튼하지 않다는 말이 같이 나온다.

원광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586 운동권 출신인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정무수석 등을 지내 당시 친문계 핵심 인사로 분류됐다.

그는 그 뒤 이재명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고, 올해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상황실장으로 일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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