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주년 앞둔 우크라전 終戰불씨 살리나…진전·한계 병존

트럼프, 젤렌스키와 회담·푸틴과 통화…"한두개 까다로운 문제 남아"

우크라 안전보장 방안 등 논의 진전…돈바스 영토 등이 남은 쟁점

젤렌스키 "내년 1월, 워싱턴서 미-우크라-유럽 3자 정상들 회동할 것"

다시 만난 트럼프와 젤렌스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양자 회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2025.12.28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종전안 논의에 속도를 내면서 개전 4주년(내년 2월24일)을 앞두고 휴전 협상에 중대 돌파구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3자 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중재로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혀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 돈바스 영토 문제 등 핵심 쟁점이 여전히 남아있어 협상 타결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종전에 대해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면서 "논의가 정말로 잘 진행된다면" 수주 안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협상 진척도와 관련해 '95%'라는 수치를 언급하며 "(종전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매우 가까이 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방안과 돈바스 영토 문제,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돈바스 영토 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합의에) 더 많이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안보와 관련해선 "유럽과 함께 협력하고 싶다"며 "유럽이 그 역할의 큰 부분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러시아가 도움을 줄지에 대해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성공에 대해 관대하다"며 "러시아는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서도 푸틴 대통령이 협조적이라고 소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안보 보장은 100% 합의됐으며,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 간 안보 보장 문제도 거의 합의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전 푸틴 대통령과 2시간 넘게 통화했다면서 매우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회담 뒤에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통화하고 회담 결과를 공유했다.

회담 중인 트럼프와 젤렌스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2025.12.28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1월, 현재는 20개항으로 축약된 28개항의 평화계획 초안을 마련하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 국가들과 종전안을 조율해왔다.

2022년 2월 시작된 우크라 전쟁 4주년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는 분위기이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두 가지 까다로운(thorny) 문제가 있다"며 "이건 하루짜리 협상이 아니라, 매우 복잡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남아있는 주요 쟁점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지역 영토 문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에서 완전히 군대를 철수하고 돈바스 지역 영토를 할양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기를 원한다.

러시아로서는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한 명분 확보 차원에서라도 돈바스 지역으로의 영토 확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돈바스가 향후 러시아의 침공을 저지할 마지노선이라고 보고 있어 양측간의 입장차는 여전한 듯 보인다.

미국은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도네츠크에 비무장지대와 자유경제구역 조성을 제안한 상태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날도 우크라이나에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포기하라며 압박을 이어갔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적대 행위를 종식하기 위해선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에서 "지체 없이" 철수하는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언론에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은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도 러시아가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가 지난 24일 공개한 20개항 종전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군 규모 축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위 조항(5조)에 준하는 안전 보장을 받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러시아는 이 같은 안에 대해 러시아와 미국 간 협상 내용과 완전히 다르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우크라이나 협상을 주도해 온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배석하는 등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 가운데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 루비오 장관 등은 실무그룹 멤버로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이어가고 이후 러시아와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러·우크라 정상과의 3자 회담 가능성에 대해 "적절한 시점에 그럴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유럽 정상들을 내년 1월 워싱턴 DC로 초청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다"고 소개하면서 "우크라이나는 평화에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평화 프레임워크의 모든 측면을 (오늘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했고, 중요한 결과를 달성했다"고 소개한 뒤 "우리는 또한 추가적 조치의 순서 배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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