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공소시효 임박…경찰 '통일교 키맨' 윤영호·송광석 재조사

'조사 거부' 윤영호 체포, 송광석 이틀만에 재소환…진술 확보 주력

전방위 물증 확보…전재수 PC 포렌식, 까르띠에·불가리 압수수색

경찰 출석한 전 통일교 산하단체 회장
(서울=연합뉴스) 김동한 기자 = 통일교가 정치권 인사들에게 접근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통일교 산하단체 천주평화연합(UPF) 송광석 전 회장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2025.12.24 moved@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최원정 기자 강류나 김동한 수습기자 = 경찰이 26일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의 핵심 관계자들을 재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8년 무렵 금품 수수 혐의를 받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우 뇌물이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적용될 경우 이달 말 공소시효가 완성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물증 확보와 함께 '키맨' 진술 확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날 오후 2시 8분부터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통일교 산하단체 천주평화연합(UPF) 회장을 지낸 송광석씨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로 지난 24일 조사한 데 이어 이틀만의 재소환이다. 그는 통일교의 정치권 인사 로비 핵심 창구로 지목됐다.

경찰은 통일교 자금이 전 전 장관은 물론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송씨가 2018∼2020년 회장을 맡았던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이 중간책 역할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통일교 한학자 총재(왼쪽)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공동취재] 2025.9.22 [촬영 김주형] 2025.7.30

경찰청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부터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아 뇌물공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윤 전 본부장에 대한 신속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법원에 체포영장을 요청해 발부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24일 구속 수용 중인 윤 전 본부장을 상대로 접견 조사를 시도했으나 윤 전 본부장 측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조사를 거부해 불발됐다. 이달 11일에도 윤 전 본부장을 조사했으나 유의미한 진술은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임의조사 형식인 접견 조사를 더 시도하지 않고 강제수사 방식인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에 나섰다.

지난 12일 윤 전 본부장은 법정에서 '정치권 로비' 의혹에 대해 "저는 그렇게 진술한 적이 없다"고 번복한 바 있다.

이번 금품 수수 의혹을 촉발한 윤 전 본부장이 이날 조사에서도 기존 번복 입장을 되풀이한다면 경찰 수사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이른바 'TM(True Mother·참어머니) 특별보고 문건'과 통일교 회계 자료 등을 토대로 윤 전 본부장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통일교 관계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이전에 조사받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출석하는 전재수 전 장관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9일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금 등을 받은 혐의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12.19 [공동취재] cityboy@yna.co.kr

전방위적인 물증 확보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이날 전 전 장관의 부산 지역구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사용했던 PC 7대에 대해서도 디지털 포렌식 절차에 착수했다.

또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불가리코리아 본사와 함께 까르띠에코리아도 압수수색해 제품 판매 내역 등 확보를 시도했다.

전 전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는 윤 전 본부장의 지난 8월 특검 진술과 달리 '현금 2천만원과 1천만원대 불가리 시계'만 수수 금품으로 적시됐다. 나머지 까르띠에 시계에 대해서도 실물 확보와 행방 추적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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