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여명 아동에게 배달된 선물…스무해 맞은 '몰래 산타' 작전

한국청소년재단 산타 봉사…서울 시내 곳곳 누비며 크리스마스 선물 전달

청년봉사자 등 참여…"성탄절 따뜻하게…선물 주고 더 큰 선물 받은 기분"

산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아이들
(서울=연합뉴스) 정연솔 수습기자 =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주택에서 아이들이 산타로 변신한 봉사자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있다. 2025.12.25 yeons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정연솔 수습기자 = "와 산타 할아버지다!"

"예진이 두진이 착한 일 많이 했나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어두컴컴한 밤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주택가에 산타가 찾아왔다.

잠옷 차림으로 집 앞 주차장에 나와 산타를 기다리던 예진(6)·두진(5) 남매는 그토록 기다리던 산타가 나타나자 소리를 질렀다.

산타에게 달려와 안긴 예진이는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몇 번이나 넘어질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다.

산타가 선물꾸러미를 건네자 집안은 다시 한번 환호로 가득 찼다. 선물을 풀어본 예진이는 "나 너무 행복해!"라며 매트리스 위를 방방 뛰었다.

이날 예진이는 평소 갖고 싶어 했던 티니핑 잠옷 세트와 산리오 캐릭터 인형을 받았다. 두진이는 산타에게 헬로카봇 장난감과 산리오 캐릭터 인형을 받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던 남매의 어머니 고모(43)씨는 "아이들이 동화책에서 보던 산타 할아버지를 보고 너무 신났다"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산타는 예진이와 두진이에게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당부한 뒤 집을 빠져나왔다.

아이들에게 줄 편지를 쓰는 '몰래 산타 대작전' 자원봉사자들
(서울=연합뉴스) 정연솔 수습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스타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몰래 산타 대작전' 출정식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에게 줄 편지를 쓰고 있다. 2025.12.25 yeonsol@yna.co.kr

이날 오후 서울 곳곳에서 이와 같은 장면이 이어졌다.

한국청소년재단이 주최하는 '사랑의 몰래 산타 대작전'에 참여한 산타와 요정 자원봉사자 720명은 133개 조로 나뉘어 서울 시내 수백 가정을 방문했다. 이들은 이날 아동 818명에게 손수 준비한 선물과 편지를 전했다.

올해로 스무 해를 맞은 몰래 산타 대작전은 봉사자들이 산타와 요정으로 변신해 미리 신청받은 아동 가정에 방문하는 행사다.

봉사자들은 활동에 앞서 이달 초 대면 교육과 온라인 '산타학교'를 통해 아동과 보호자를 대하는 방법 등 현장에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을 익혔다.

또 보호자를 통해 파악한 아이들의 희망 선물 목록에 맞춰 크리스마스 선물을 직접 준비했다.

몰래 산타 대작전에 참여한 이들 대부분이 크리스마스를 뜻깊게 보내려는 청년이었다.

산타 역할을 맡은 오영석 씨는 "3년 전에도 산타로 (봉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며 "아이들이 기뻐하던 모습이 생생해 다시 한번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2년 연속 산타로 참가한 김지인(27)씨는 "선물을 주는 입장인데도 제가 더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직접 만든 쿠키를 건네던 아이의 미소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몰래 산타는 크리스마스를 가장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내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몰래 산타 대작전' 자원봉사자들
(서울=연합뉴스) 정연솔 수습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스타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몰래 산타 대작전' 출정식에 모인 자원봉사자들 모습. 2025.12.25 yeonsol@yna.co.kr

ys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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