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PU 1만장 배분…AI 개발 병목 해소 시도
국산 NPU·AI 고속도로까지 'K-엔비디아' 육성 전략
피지컬 AI 시장에서 주목받는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해 상용화의 마중물을 댈 수 있는 대형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AI 시대 트래픽 폭증과 초저지연 환경 요구에 대응하는 통신 성능 향상에 나선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K-엔비디아 육성' 육성과 AI 고속도로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연합뉴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인공지능반도체 미래기술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12.10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젠슨 황 약속' GPU 정부 몫, 2월부터 스타트업·연구계 제공
정부는 이날 '국가 AI 혁신을 위한 첨단 GPU 확보·배분 방향'을 심의하고 내년 2월부터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1조4천600억원으로 구매한 첨단 GPU 약 1만장을 중소·스타트업, 학계·연구계가 쓰도록 의결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엔비디아로부터 GPU 5만2천장을 수급받기로 했다.
정부 활용분 중 우선 활용되는 1만장은 대규모 클러스터링 형태로 구축돼 연산 속도와 처리량이 대폭 올라감에 따라 단일 GPU로는 불가능한 대규모 AI 모델 학습·추론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1월 28일까지 온라인 플랫폼(AIinfrahub.kr)을 통해 산·학·연의 AI 개발 과제를 접수하며 과제 당 H200 기준 최대 256장(서버 32개, 최대 12개월), B200 기준 최대 128장(서버 16개, 최대 12개월)을 지원한다.
전문가 심사와 적격성 인터뷰를 통해 지원이 결정되며 추후 성과를 점검한다. 학계, 연구계에는 무상으로 제공하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시장 가격의 5∼10% 자부담 비용(청년기업 50% 할인)이 있다.
정부는 이후에 확보할 B200 6천120장을 국가대표 AI 모델을 개발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등에 활용한다.
◇ 국산 NPU 'K-엔비디아' 육성…정부 사업 마중물로
정부는 추론·피지컬 AI 분야에 강점을 가진 국내 NPU를 2030년까지 엔비디아 등 해외 GPU 대비 2배 이상의 전력 효율성을 갖춘 AI 반도체 서버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NPU를 자유로이 가동할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개발해 엔비디아 쿠다(CUDA)에 대응하는 개방형 'K-NPU'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한다.
국내 AI 시장 규모가 작고 AI 기업 중 NPU 도입 계획이나 의향이 있는 기업이 30%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넘어야 할 과제다.
정부는 공공 기관 시범 구매 등 국산 NPU가 공공 조달 체계에 뛰어들도록 하고 자동차, 사물인터넷(IoT)·가전, 기계·로봇, 방산 등 주력 분야에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상용화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수요 기업과 팹리스·파운드리 기업이 공동 개발과 실증에 나서도록 돕는다는 구상이다.
많은 투자금이 드는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한 대규모 투·융자와 초기 스타트업 장기 지분 투자가 시행된다.
아울러 NPU 기반 AI 컴퓨팅 인프라·설비 투자에 나서는 기업에 세액 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대통령,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김정관 산업부 장관. 2025.12.10 superdoo82@yna.co.kr
◇ 차세대 네트워크로 'AI 고속도로' 완성 전략 공개
과기부는 이번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AI 고속도로' 완성 계획도 공개했다. AI시대를 맞아 국내 네트워크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하는 '하이퍼(Hyper) AI 네트워크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 전략은 현 정부 최우선 국정과제인 'AI 고속도로 완성'과 'AI G3 강국 도약'을 뒷받침하는 네트워크 종합 전략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지능·초성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6G·AI 네트워크 산업 1등 국가'라는 목표와 함께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과기정통부는 전략 이행을 위해 내년 네트워크 기술 개발부터 실증·사업화까지 2천900억원을 투자하고, 이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AI 시대 트래픽 폭증, 초정밀 제어 필요성과 같은 문제에 선제 대응키로 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이동통신과 유선 통신, 해저케이블·위성통신 등 국가 네트워크 모든 영역에서 성능 고도화를 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동통신 인프라는 2030년 6G 이동통신 상용화와 지능형 기지국(AI-RAN)을 전국에 구축·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구체적으로 2030년 전국 산업·서비스 거점에 6G 기반 AI 랜을 500개 이상 설치할 예정이다. AI 랜은 AI를 활용한 고효율·저전력 통신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LTE·5G 주파수를 함께 사용하는 비단독모드(NSA) 방식의 5G를 내년 중 5G 단독모드(SA)로 전면 전환해 이동통신망 지능화와 다양한 혁신 서비스 발전을 촉진키로 했다.
아울러 전국 주요 거점과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백본'(backbone)망은 2030년까지 용량을 4배 이상 확대한다.
또,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위성통신 등 국제망의 경쟁력을 강화키로 했다.
해저케이블은 글로벌 AI 트래픽 증가에 대응해 2배 이상 용량을 확대하고 동남권 해안에 집중된 해저케이블 육양국을 서해·남해 등으로 다변화한다.
이밖에 과기부는 2030년까지 글로벌 6G·AI 네트워크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고 매출액 5천억원 이상 글로벌 도약 기업 5개를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기술 개발과 수요 창출, 제도 개선, 기반 조성까지 전방위적 산업전략을 제시한다.
배경훈 부총리는 "AI 중심 대전환 속에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 확대와 정부와 산·학·연 역량을 하나로 모아 국가 핵심 전략산업인 네트워크 산업 재도약을 이끌고 '제2의 CDMA 신화'를 다시 써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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