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 신촌캠퍼스 3학년 대상 수업 '자연어 처리(NLP)와 챗GPT' 담당 A 교수는 지난달 수강생들에게 "(시험 제출용) 영상 확인 중 학생들의 부정행위 하는 모습들이 매우 다수 확인됐다"며 "열심히 공부한 학생 보호를 위해 자수하지 않는 분들은 학칙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하도록 하겠다"라고 공지했다. 이어 "자수자에 한해서는 중간고사 성적만 '0점' 처리하겠다"라고 했다.
자연어 처리와 거대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AI를 가르치는 이 수업은 수강생이 약 600명에 달하며 수업은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중간고사는 지난달 15일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A 교수는 시험 전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응시자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제출하도록 조치했다.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객관식 문제를 푸는 동안 컴퓨터 화면과 손·얼굴이 나오는 영상을 촬영해야 했다.
다만 A 교수의 공지에 따르면 일부 학생이 △시험 문제를 캡처하는 행위 △주기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간보다 길게 사각지대 등 다른 부분을 응시하는 행위 △의도적으로 컴퓨터 화면에 여러 프로그램을 겹쳐 띄우는 행위 등을 통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부정행위 과정에서 몰래 AI를 활용한 응시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한 A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수'를 권유했다.
실제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 수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투표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 게시자는 "양심껏 투표해 보자"며 '직접 풀었다'와 '부정행위를 했다'라는 선택란을 제시했다. 이날 기준 비수강자를 제외한 379명 중 206명이 '부정행위를 했다'를, 173명은 '직접 풀었다'를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