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의원은 8일 입장문을 내어 “제 아내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제가 당 대표로 당선된 후 김 여사에게 클러치백(손가방) 1개를 선물한 사실이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 쪽도 이날 입장문에서 “당시 신임 여당 (김기현) 대표 쪽에서 대통령의 배우자에게 인사를 전하고자 100만원대의 클러치백을 전달한 사실은 있다”고 했다. 다만 양쪽 모두 로저 비비에 가방이 대가성 없는 의례적 차원의 선물이었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해당 제품의 판매가는 100만원 초반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김 여사는 로저 비비에 제품을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착용한 바 있다. 김 여사는 2022년 11월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국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 청년을 만나 격려하는 자리에 로저 비비에의 ‘커브드 버클 펌프스’ 제품을 신었다. 이 제품의 판매가는 1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2022년 11월15일 인도네시아 발리 가루다 위스누 끈짜나 문화공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환영 만찬에서도 이 브랜드의 클러치 제품을 들고 나왔다. 김 여사는 같은 제품을 이듬해 1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 때도 들었다. 이 제품 판매가는 100만원 후반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로저 비비에 사랑은 특검 출석 때도 이어졌다. 김 여사는 지난 8월 민중기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는데, 검은색 정장 차림과 함께 신은 검은색 로저 비비에 구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한편 민중기 특검팀은 6일 김 여사의 주거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하면서 로저 비비에 가방과 함께 김 의원의 아내 이름이 적힌 메모지와 편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저 비비에 가방과 함께 발견된 김 의원 아내의 손편지에는 “당 대표 당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한다. 특검팀은 김 의원 쪽이 김 여사에 건넨 명품 가방에 전당대회 지원 등 대가성이 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