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환 목사 다음달 3일 공판 전 증인신문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 해병 특검팀은 최근 오 처장을 비롯해 이재승 차장검사, 박석일 전 수사3부장검사를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입건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조만간 오 처장을 불러 대면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지난 15일 공수처 수사기획관실, 사건관리담당관실, 운영지원담당관실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따. 지난 11일엔 차정현 부장검사를, 13일엔 이대환 수사3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앞서 특검팀은 송창진 전 수사2부장검사에 대한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사건을 공수처로부터 이첩받아 수사를 진행해왔다. 특검팀은 지난 8월 공수처 등에 대한 1차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특검팀은 1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인한 객관적 자료 등을 토대로 최근 오 처장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하기로 판단했다.
오 처장 등은 공수처법에 따라 송창진 전 수사2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고 수사를 고의로 지연했단 의혹을 받는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장이 공수처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할 경우 이를 관련 자료와 함께 대검에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송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채 해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사실을 같은 달 10일까지 몰랐다고 증언했다.
국회 법사위는 송 전 부장검사가 공수처에 오기 전인 2021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이 전 대표의 변호인이었음에도 이 대표에 대한 의혹을 몰랐을 리 없다며 지난해 8월 송 전 부장검사를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수사3부는 송 전 부장검사에게 죄가 없고 해당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해선 안 된단 취지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3부장은 박 전 부장검사였다.
한편 특검팀은 '구명 로비' 수사도 계속해서 수사하고 있다. 구명 로비의 통로로 의심되는 김장환 목사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은 다음달 3일 수원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형사소송법상 범죄의 수사에 없어선 안 될 사실을 안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사람이 출석 또는 진술을 거부할 경우 제1회 공판기일 전에 한해 증인신문을 청구할 수 있다.
특검팀은 김 목사가 채 해병 순직 사건에 혐의자로 올랐던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한 '구명 로비'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특검팀은 김 목사에게 세 차례 구명 로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고 소환했으나 김 목사 측에서 전부 불응하면서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특검팀은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김 목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2023년 7월31일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던 국가안보실 회의 전후로 김 목사가 주요 공직자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국방부가 채 해병 사건을 재검토하고 있던 시기에 김 전 목사가 윤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임 전 사단장과 통화하는 등 구명 로비에 관여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목사 측은 윤 전 대통령과 3차례 만난 사실이 있지만,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해 달라는 내용과 관련한 대화는 일절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 목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기붕 전 극동방송 사장에 관해서도 공판 전 증인신문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