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중국 중부서 16만년 전 초기 인류가 만든 정교한 석기 발견"

국제 연구팀 "동아시아 초기 인류의 기술 수준 대한 기존 인식 뒤집어"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중국 중부에서 16만년 전 초기 인류가 정교한 석기를 제작했음을 보여주는 유물이 다량 발견됐다. 이는 이 시기 아시아 석기 기술이 유럽·아프리카에 비해 뒤처져 있었다는 기존 인식을 뒤흔드는 것으로 평가된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자루 달린 석기 제작 모습 복원도
중국 중부 허난성 단장커우 저수지 인근 시거우 유적에서 발견된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자루 달린 석기를 제작하는 모습 복원도. [Hulk Yuan, IVP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호주 그리피스대와 중국과학원 척추동물 고생물학·고인류학연구소(IVPP) 등 국제 연구팀은 28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중국 허난성 시거우 유적에서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자루 달린 도구 등 16만~7만2천년 전 석기 2천600여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석기들은 중기 플라이스토세 후기와 후기 플라이스토세 중기에 걸쳐 아시아 전역에서도 조상 인류들이 복잡한 석기 기술을 사용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동아시아 초기 인류 기술에 대한 오랜 인식을 뒤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화된 뼈 도구나 개인 장신구 같은 석기 기술의 혁신은 초기 인류의 행동적 복합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중기 플라이스토세 후기인 30만~5만년 전 아프리카와 서유럽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런 복잡한 도구가 약 4만 년 전에야 등장한 것으로 추정돼 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중국 중부 허난성 단장커우 저수지 인근 시거우(Xigou) 유적에서 발굴된, 대부분 석영과 규암으로 만들어진 석기 2천601점을 분석했다.

이 석기들은 약 16만~7만2천년 전까지 제작된 것으로, 크기는 대부분 50㎜ 이하 소형이며, 박편과 파편 같은 조각 상태로 발견됐다.

석기 제작자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시는 중국에 호모 롱기(Homo longi), 호모 줄루엔시스(Homo juluensis), 현생인류(Homo sapiens) 등 큰 뇌를 가진 여러 호미닌이 공존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기다.

중국 시거우 유적에 발견된 자루에 끼워 사용하는 석기들
[Jian-Ping Yue, IVPP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번 발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자루가 달린 석기, 즉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복합 도구 제작 증거라고 밝혔다.

복합 도구는 돌로 만든 석기를 손잡이나 자루와 결합한 것으로, 이 지역 초기 인류가 복잡한 도구 제작 계획, 이를 만드는 숙련된 기술, 도구 성능을 높이는 방법 등을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중국 IVPP의 웨젠핑 박사는 "이런 도구의 존재는 시거우 호미닌들이 높은 수준의 행동적 유연성과 창의성을 지녔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9만년에 걸친 시거우 유적의 풍부한 층위와 유물들의 기술적 혁신은 이 지역에서 확인되는 호모 줄루엔시스 등 호미닌의 다양성 및 뇌 크기 증가에 관한 최근의 증거와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호주 그리피스대 마이클 페트라글리아 교수는 "시거우 석기는 이 지역 호미닌들이 정교한 석기 제작 방법을 사용해 작은 박편 도구를 만들고 이를 다양한 활동에 활용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석기에 나타난 기술적 전략은 호미닌들이 동아시아에서 9만년 동안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초기 인류가 시간 흐름 속에서도 변화 없이 보수적이었다는 기존 서사를 뒤흔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Shi-Xia Yang et al., 'Technological innovations and hafted technology in central China ~160,000-72,000 years ago',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67601-y

scitech@yna.co.kr

조회 0 스크랩 0 공유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