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단설치한 관리시설 PMZ 밖으로…李대통령 예고 20일만에 실행
한국 "의미있는 진전, 한중관계 발전에 도움"…남은 양식시설 두 곳 철수는 과제

(인천=연합뉴스)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설치된 중국 구조물. 22일 해양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이병진 의원은 이 사진에서 인력이 처음 식별됐다고 주장하며, 양식장 구조물이라는 중국 측 주장과 달리 군사 목적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5.10.23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nyon@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민선희 기자 = 중국이 한중간 갈등 사안이었던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 내 무단 구조물 문제에 성의를 보이면서 양국관계 복원 움직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정상회담을 통해 선언한 한중관계 전면적 복원의 첫 가시적 성과로, 향후 흐름이 주목된다.
중국 외교부는 27일 무단 구조물 문제와 관련, "중국 기업이 현재 관리 플랫폼 이동과 관련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해사국에 따르면 관리시설은 현재 설치된 지점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중국은 31일까지 이동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서해 PMZ내 무단 구조물 문제는 한국에게는 영토·영해 이슈로 여겨지면서 상당히 민감하게 받아들여졌다.
한중은 서해상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선을 정하기 위해 해양경계획정 협상을 진행하던 중 서해상 어업분쟁을 조정하고자 2000년 한중어업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라 서해 중간에 한국과 중국의 200해리 EEZ가 겹치는 곳을 PMZ로 설정했는데, 여기에 중국이 양식시설이라며 대형 구조물을 2018년(선란 1호)과 2024년(선란 2호)에 각각 설치해 양국 간 갈등이 빚어진 것이다.
2022년에는 관리시설이라며 석유 시추 설비 형태의 구조물도 뒀다.
이번에 이동되는 것은 관리시설이다. 한국 정부는 양식시설보다 관리시설이 다른 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우선 철수를 추진해 왔다.
한중 간 서해구조물 관련 협의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는데, 지난해와 올해 한중정상회담을 통한 관계 복원 선언이 맞물리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중정상회담 뒤 지난 7일 중국 상하이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관리하는 시설은 (중국 측이) '철수할게'라고 해서 아마 옮기게 될 것 같다"고 언급했는데, 20일만에 이행이 이뤄지는 것이다.
신봉섭 광운대 교수는 "한중정상회담에서 상호 중대 관심사와 분쟁, 이견이 있을 경우 관리하고 해결해 나가자는데 원칙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는데, 그 원칙을 실행에 옮긴 첫 사례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중관계가 어느 정도 복원은 됐고, 정상화 국면 진입의 시험대에 선 것"이라며 "중국 입장에서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의식했을 때 한국이 갖는 전략적인 가치가 중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영신 외교부 동북아국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서해구조물 관리시설 이동에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이자, 한중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변화"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연어 양식시설이라고 주장하는 2개의 무단 구조물은 이번에 철거되지 않고 여전히 PMZ에 남아있어 한중 간에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요한 것은 관리시설 자체가 이동됐다는 것"이라며 "최근 한중관계가 전면적으로 복원되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 위해 중국과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중 양국은 1분기 중 외교장관회담 개최도 추진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과 협의해 한중외교장관 회담 개최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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