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지선준비는 예정대로"…민주 일각 "여러 조건 감수하고 구애해야 하나"
이해찬 前총리 추모기간 '공개 불화 자제'에도 與 내부 이견 여전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정청래 대표. 2026.1.26 eastse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박재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공식화한 이후 주도권을 둘러싼 양당 간의 기 싸움이 초반부터 감지되고 있다.
혁신당이 합당 추진 여부를 놓고 숙의에 들어간 가운데, 먼저 합당을 제안했던 민주당 내에서 혁신당을 대상으로 '흡수통합'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양당 간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유감 표명이다.
혁신당은 이날 오후 당무위를 열고 민주당과의 합당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부치기로 하면서도 '민주당 주도의 흡수통합엔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병언 대변인은 이날 당무위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합당이 이뤄질 것이란 전제로 지방선거를 준비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합당 논의) 과정에서 의도와는 무관하게 결렬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견제구성 발언을 내놨다.
그러면서 "원래 있던 지방선거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마치 흡수 합당을 전제로 한 듯한 발언을 하고, 지분 등등을 운운했던 부분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당무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제안한 합당에 관해 논의한다. 2026.1.26 nowwego@yna.co.kr
민주당은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별세에 따른 애도 기간인 점을 고려해 합당 등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현안에 대해서는 공개 발언을 삼갔다.
비당권파인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갑작스러운 '합당 제안'에 반발해 지난 최고위원회의에는 불참했지만, 이날은 참석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회의 후 브리핑에서 양당 간 합당을 둘러싼 이견이 있어 보인다는 지적에 "지금은 애도·추모 기간이라 각 당의 당무도 최소한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며 "합당 절차에 대해 논의하기는 매우 이르고 적절치 않다. (합당 관련) 민주당의 정책 의원총회 일정도 미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6 eastsea@yna.co.kr
다만 추모 기간이 지나면 민주당 내 합당 반대 기류가 재차 분출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정 대표의 합당 추진 방식이나 리더십을 둘러싼 이견도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 대표의 합당 추진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교감 속에 이뤄졌다는 당 안팎의 추측과 관련, "(정 대표 측이) 계속 이렇게 이용하고 있다. '대통령 팔이'를 그만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합당과 관련해 대통령과 협의한 바가 전혀 없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저뿐 아니라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이 다 직접 확인했다. (협의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흡수 통합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도 없으며, 통합 논의를 위해 당명까지 바꿔야 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우리가 왜 혁신당과의 통합을 위해 여러 조건을 감수하며 구애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충청권, 부산·울산·경남 등 지방선거 격전지에서 민주당보다 '왼쪽'을 지향하는 혁신당과의 통합이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 대표가 못 박은 '지선 전 통합'을 마냥 밀어붙일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친명(친이재명)계인 이건태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격전지) 지역에서 승리하려면 중도층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데, 혁신당과의 합당 시 유리한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wi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