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서 "저도 호남 사람" 외친 한덕수…"역사적 단죄"

작년 대권 행보 첫 광주 방문서 시민단체 반발로 민주묘지 참배 무산

시장 식재료 후원해 검찰 송치…오월단체 "윤석열 2인자…사필귀정"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호소하는 한덕수 전 총리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2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한덕수 전 총리가 광주비상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반발에 가로 막히자 "저도 호남 사람"이라며 참배를 호소하고 있다. 2025.5.2 daum@yna.co.kr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으면서 헌정 역사상 법정 구속된 첫 국무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난해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직후 광주를 방문했다가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가 무산되자 남겼던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는 그의 발언도 이번 법정 구속으로 역사 속 허무한 외침으로 기록됐다.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한 전 총리와 광주와의 정치적으로 눈에 띠는 인연은 지난해 5월 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12.3 내란'이후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첫 지역 방문 일정으로 광주행을 선택했고, 45년 전 민주화를 외치던 열사들이 안장된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했다.

민주묘지 초입인 민주의문 앞에 도착했지만, '12·3 내란' 당시 그가 보인 행적을 비판하는 시민단체의 반발에 가로막히며 참배는 곧바로 무산됐다.

"내란 동조 세력은 5·18 민주묘지를 참배할 자격이 없다"며 반발하는 시민단체와 지지자들 간 몸싸움 섞인 대치도 이어졌는데, 결국 한 전 총리는 단체의 항의 속에 홀로 눈을 감고 묵념하며 참배를 대신했다.

묵념 이후에도 항의는 한동안 사그라지지 않았고, 한 전 총리는 시민단체를 향해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우리는 통합해야 한다"고 호소하며 아쉬운 눈빛으로 민주묘지를 바라보기도 했다.

대치 끝에 발걸음을 돌려 타고 온 버스로 향하던 도중 "다시 참배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 질의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광주로 출발하기 전 국회에서 "5·18은 국민 통합에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지만, 대권 주자로서 그의 첫 광주 방문은 참배 무산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광주 동구 대인시장에서 한 끼를 1천원에 판매하는 '해 뜨는 식당'을 찾아 민생행보를 이어갔지만, 과거 총리 시절 방문해 사비로 식재료를 후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해 말 검찰로 송치되기도 했다.

5·18 관련 단체는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로 한 전 총리에게 중형을 내린 사법부의 판단을 '역사적 단죄'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모든 국민을 고통 속에 빠뜨린 내란을 법의 잣대로 준엄하게 심판한 역사적인 판결"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도 "윤석열의 2인자 노릇을 한 한덕수의 이번 선고는 사필귀정"이라며 "내란에 가담하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역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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