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식량 구비"…베네수엘라 한인사회 '3개월간 비상체제'

친(親)정부 무장 민병대 '콜렉티보'의 한 조직원이 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석방을 촉구하는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스1(카라카스 로이터).

"불필요한 외출은 하지 않고 검문이 많은 지역은 다른 곳으로 둘러 돌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 이후 현지의 검문과 검열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혹시 모를 2차 공습과 소요사태를 대비 중이다. 아직까지 확인된 교민 피해는 없다. 교민 사회는 3개월 동안 비상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김도갑 베네수엘라 한인회장은 9일 머니투데이와 서면 인터뷰에서 "최근 검문이 늘었다. 경찰과 친정부민병대가 무작위로 차량을 검문한다"며 "핸드폰을 압수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지 등을 검열한다고도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포고령에는 보안군이 미국의 공격을 지지하는 시민을 상대로 수색·체포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에 따르면 현지 거리 분위기는 고요하다. 그는 "교민들은 먼 거리의 외출을 피하고 있다"며 "현지인들도 거리에 많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차량도 공습 전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라고 말했다. 공습 당일과 다음 날까지는 일부 상점에서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으나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친정부 시위가 있긴 했으나 금세 자체 해산했다.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건 꺼리는 분위기다. 김 회장은 "종종 외신에 나오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광장에서 (마두로 체포에) 환호하는 모습은 다른 국가의 베네수엘라인 이민자일 것"이라며 "여기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신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불안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한인 피해는 없어, 3개월간 비상체계"

대피소에 구비된 식량과 식수 모습. /사진=독자제공.

김 회장은 "처음에는 지진이라 생각했으나 창문까지 흔들렸다"며 "창문을 내다보니 비행기 소리와 폭발음이 끊이질 않았다"라고 공습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고지대에 사는 한 교민은 집에서 폭격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후 새벽 2시부터 2시간 동안 뉴스를 보며 사태 파악에 나섰다.

교민들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이미 지난해 7월쯤부터 대사관과 한인회가 정보를 주고받으며 대비한 덕이다. 전기가 끊기거나 식량 등 물자가 부족해질 것을 대비해 비상식량과 식수, 랜턴 등을 구비하라고 공지했다. 현재 각 가정에는 2주간의 식수와 식량이 준비된 상태다. 대피소에도 2주간 비상식량과 작은 발전기 및 연료가 구비됐다.

아직까지 한인회로 접수된 교민 피해는 없다. 김 회장은 "공습 당일 일부 지역에서 약 30시간 동안 전기와 통신이 두절됐으나 그로 인한 피해는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현재는 모두 복구됐다"라고 했다. 교민들은 채팅 앱을 통해 원활하게 소통을 주고받는 상황이다.

교민들은 대사관과 협의를 거쳐 약 3개월 동안 비상체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혹시 모를 2차 공습 등을 대비해서다. 대피소에는 1개월 분량의 식수와 식량을 더 준비 중이다. 일부 학교들은 개학을 앞두고 있으나 매일 상황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선 지켜볼 예정이다.

김 회장은 "만약을 대비해 철수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한다는 (대사관의) 공지가 있기도 하고 불안해하는 한인들이 있다"며 "모쪼록 이 불안한 시국이 하루빨리 지나가고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안전한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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