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3시간 일하고 한달 300만원 벌어"...한국 카페 문제 다룬 NYT - Supple

"하루 13시간 일하고 한달 300만원 벌어"...한국 카페 문제 다룬 NYT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심층 보도를 통해 포화된 '한국의 카페 시장'을 집중 조명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상가에 밀집한 커피 브랜드./사진=뉴시스'카페의 밀도가 파리와 맞먹는 국가, 한국'

지난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심층 보도를 통해 포화된 '한국의 카페 시장'을 집중 조명했다. 한국에서는 매년 수천 개의 카페가 새로 문을 열지만 비슷한 속도로 문을 닫는 '순환 과포화'가 일상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에선 200피트(약 60m) 반경 안에 6곳, 많게는 50곳 이상의 카페가 몰려 있는 사례가 흔하다고 보도했다.

NYT는 기사를 통해 한국의 커피 열풍과 그 이면의 구조적 문제를 다뤘다. 한국의 카페 수는 6년 새 두 배로 늘어 전국 8만 곳에 달한다. 서울만 1만 곳이 넘으며, 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어느 상권보다 밀집도가 높다는 것이 NYT 분석이다.

NYT는 한국 카페 붐의 배경으로 △취업난 속 창업 쏠림 △SNS(소셜미디어) 중심 소비문화 △유행 음료·디자인·인증 욕구의 결합 등을 지목했다. 트렌드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 시장이 순식간에 포화되는 것이 한국 특유의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한 번 유행이 붙으면 전국적 현상이 되고 포화 상태까지 밀려가는 사이클이 매우 빠르다"고 분석했다.

NYT는 특히 지난해 한국에서 카페 폐업 수가 개업 수를 넘어섰다는 점을 '경고등'으로 제시했다. 카페 컨설턴트 최선욱 씨는 "창업자의 대부분은 업계 경험이 거의 없다"며 "하루 13시간 일하고도 월 300만 원 남짓 버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기사에서는 SNS 노출이 매출을 좌우하는 현상도 자세히 다뤘다. 인테리어 트렌드는 빠르게 복제돼 매장들이 '비슷한 분위기'로 쏠리고, 정작 커피 품질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이다.

NYT는 한국 카페 산업의 '짧아지는 수명'에도 주목했다. 임대계약 1~2년차에 폐업을 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저가 프랜차이즈 확산과 원두 가격·생활비 상승까지 겹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 말미에서 NYT는 카페 창업을 말리는 한국 내 유튜브 영상들을 소개하고, 카페 운영자들의 조언을 담았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고장수씨는 "다시 시작하라면 카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페는 부자가 되는 곳이 아니다. 그냥 커피를 마시러 오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에 문을 연 1만여개의 카페들을 주황색으로 표기한 지도. 종로와 마포, 강남에 카페가 몰려 있는 게 보인다. /사진=뉴욕타임스(한국지역정보개발원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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