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의원, 본인도 표결 안 하곤 “계엄 해제 우리가 주도”

지난해 12월4일 새벽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 당시 국회 본회의장 모습. 의장석 기준 오른쪽(국민의힘 의원석)이 대부분 비어 있다. 연합뉴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해제를 주도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송 의원은 24일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상대로 질의를 하면서 “소위 말해서 비상계엄을 해제한 것은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들어와서 본회의장에 들어와 (비상계엄을) 해제시킨 것”이라며 “우리가 비상계엄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에 (당시) 여당 의원들이 주도해서 당대표부터 본회의장에 먼저 들어와서 문자로 바로 알려 ‘이거 해제시키겠다’고 그래서 모든 것이 유혈사태로 안 가고 진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계엄 해제를 주도했다’는 송 의원의 주장과 달리 지난해 12월4일 새벽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한 190명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18명에 그쳤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80%가량은 계엄 해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송 의원 자신도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4일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 있는 모습. 원외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본회의장 출입이 불가능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모습도 보인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먼저 들어왔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법사위 소속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송 의원의 발언이 나온 뒤 “국민의힘이 사실관계를 너무 호도하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당시 본회의장 상황을 소상히 전했다. 김 의원은 당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이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먼저 들어왔고, 이후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저희가 아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했다”며 “본회의장으로 들어와서 표결을 같이 해야 된다고 설득해서 그때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당시 범야권은 국민의힘 의원 20여명이 들어왔어도 저 사람들이 언제 반대표를 던질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우리가 단독으로 과반이 넘을 때까지 계속 기다렸다”며 “내란에 대해서 이제 좀 제발 반성하고 정신 차려라”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당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본회의장에 먼저 도착해 솔선수범했다고 주장했으나, 원외였던 한 전 대표는 원칙적으로 본회의장 출입이 불가능했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의 제안으로 본회의장에 입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4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계엄 당일, 저는 본회의장 문 앞에서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한동훈) 후보님에게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계엄 해제를 위해 본회의장 안에서 안정적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을 소집하라는 뜻이었다”고 밝혔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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