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서 공동 주연…"선생님이 시상 못 해 아쉬워"
최우수상 이영애 "큰 버팀목이었던 분"…고인 추모 무대·영상도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재욱과 엄지원은 3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2025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안재욱과 엄지원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방영한 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에서 각각 주연 한동석과 마광숙 역을 맡아 연기를 펼쳤다. 이 드라마는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21.9%(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안재욱은 "대상은 저와는 인연이 없는 상이라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제게도 이런 날이 왔다"며 "이 상이 주는 무게감과 책임감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엄지원 역시 "마광숙을 연기하며 저도 인간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며 "대상의 무게를 알고 더욱 성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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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들은 전년도 KBS 연기대상 수상자였던 故 이순재에 대한 추모도 잊지 않았다.
안재욱은 "지난해 선생님의 수상소감을 들으며 오랜 시간 연기 생활을 하신 선생님도 저렇게 겸손한 자세로 고마워하시는데, 제 그릇은 너무 작다고 느껴졌다"며 "선생님이 대상을 직접 전달해주셨으면 더할 나위 없이 감동이었을 텐데 많이 아쉽고 그립다"고 말했다.
엄지원도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에서 제 할아버지가 이순재 선생님이셨다"며 "당시 선생님의 연기를 보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제겐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시간이었다"고 기억했다.
고인 대신 대상 시상에 나선 최수종은 "작년 이 시간, 이 자리에서 시청자에게 '신세를 많이 졌다'고 인사하시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며 '저것이 바로 선한 영향력이고, 축복의 통로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박장범 KBS 사장 역시 "지난해 선생님께 드린 대상은 한국방송사 전체를 대표해서 드리는 상"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날 여자 최우수상을 받은 이영애는 "데뷔 때 드라마에서 제게 큰 버팀목이 돼주셨던 이순재 선생님과 올해 유명을 달리하신 김지미 선생님, 제가 너무 사랑하는 윤석화 언니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한 뒤 "'은수 좋은 날'은 무거운 소재에도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 저를 믿고 힘을 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장편 드라마 부문 우수상을 받은 정일우는 "이순재 선생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며 항상 노력하고 발전하는 배우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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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상식에서는 이순재를 기리는 헌정 무대와 추모 영상도 마련됐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서 고인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뮤지컬배우 카이는 이날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부르며 그를 추모했고, 드라마 '개소리'에서 이순재의 파트너 견 '소피'로 등장한 강아지와 후배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순재는 언제까지나 내 최고의 파트너야. 고마웠어 내 친구 이순재, 안녕"이라는 소피의 뒤늦은 작별 인사에 배우 엄지원, 안연홍, 정일우 등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 대상 안재욱·엄지원 ▲ 최우수상(여자) 이영애·이태란 ▲ 최우수상(남자) 김영광 ▲ 우수상(미니시리즈 여자) 서현·정지소 ▲ 우수상(미니시리즈 남자) 옥택연·이준영 ▲ 우수상(장편드라마 여자) 유인영·정인선 ▲ 우수상(장편드라마 남자) 윤박·정일우 ▲ 우수상(일일드라마 여자) 함은정 ▲ 우수상(일일드라마 남자) 박상면·박윤재 ▲ 조연상(여자) 박준금▲ 조연상(남자) 김동완 ▲ 베스트커플상 이영애·김영광 서현·옥택연 하승리·현우 윤박·이봄 안재욱·엄지원 이준영·정은지 정일우·정인선 ▲ 인기상 이준영·정은지 ▲ 작가상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구현숙 ▲ 단막극상(여자) 김아영 ▲ 단막극상(남자) 양대혁 ▲ 신인상(여자) 박정연·신슬기 ▲ 신인상(남자) 이석기 ▲ 청소년 연기상(여자) 김시아 ▲ 청소년 연기상(남자) 김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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