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필버서 "입법독재" 비난 지속…우의장 "진행 못해" 마이크 껐다 정회
"제2의 추미애"·"빠루나 들고와라" 정기국회 끝까지 막말 충돌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발언대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2025.12.9 eastsea@yna.co.kr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 의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처럼 독단적으로 회의를 운영한다며 "제2의 추미애"라고 언성을 높였고,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나 의원의 발언을 듣다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날 본회의에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상정돼 나 의원이 오후 4시26분께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연단에 섰다.
나 의원이 별다른 인사 없이 연단에 올라가자 우 의장은 "국회의장에게 인사하는 것은 국민에게 인사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에 나 의원은 사과 발언 없이 "사법파괴 5대 악법, 입틀막 3대 악법을 철회해달라.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달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우 의장은 "의제에 맞는 발언을 하라"며 제지했지만, 나 의원이 "여러분이야말로 국회를 깔고 앉아서 입법 독재를 하는, 삼권분립을 파괴하는 입법 내란세력"이라고 정부·여당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이에 우 의장은 "회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며 국회법 145조의 회의 질서 유지 조항을 근거로 오후 4시39분께 마이크를 끄도록 했다.
그는 "저는 아주 의회주의자"라며 "지금 나 의원의 태도는 사회자를 무시하고 의사진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나왔다고 밖에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하는 가운데 나 의원의 토론 범위, 무선 마이크 사용 등으로 우원식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끄도록 조치하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이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2025.12.9 nowwego@yna.co.kr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유상범·강민국·박준태 의원 등은 "국회의장이면 다냐", "마이크를 켜 달라" 등을 외쳤고, 김은혜·곽규택 의원 등은 "우미애(우원식+추미애)", "제2의 추미애"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포기 국정조사 실시하라' 등의 유인물을 본회의장 내부에 돌리자 민주당 김현 의원은 "불법 유인물을 회수해야 한다"고 맞서기도 했다.
우 의장의 지시로 오후 4시57분께 나 의원의 마이크에 다시 전원이 들어왔지만 공개발언은 오래가지 않았다.
11분이 지난 오후 5시 8분께 마이크는 다시 꺼졌고, 나 의원은 꺼진 마이크에 대고 '생목'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곽규택 원내대변인이 자당이 보유한 무선마이크를 갖다줘 착용했지만 소리가 나지 않았고, 민주당 의석에선 "개인 방송국이냐", "빠루나 들고오세요"라며 격하게 항의했다.
우 의장은 의장석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이런 본회의장 상황을 지켜보다 나 의원에게 "누가 마이크를 갖다줬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결국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가 5시 40분께 무선 마이크를 수거해갔고, 발언대의 마이크는 전원이 꺼진 지 1시간 1분 만인 6시 9분께 다시 켜졌다.
우 의장이 허가 없이 무선 마이크를 반입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자 나 의원은 "의장께서 이렇게 진행하시는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한다"고 받아쳤다.
의석에서 계속 고성이 터져 나오자 우 의장은 "이런 국회의 모습을 보이는 게 너무나 창피해서 더는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6시 19분 본회의 정회를 선포했다.
곽규택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법률과 규정을 무시한 국회의장의 폭거다. 우의장이야말로 국회선진화법 위반을 행하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회의를 진행한 의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지금 본회의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건 우의장"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발언대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2025.12.9 eastse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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