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재산이 저기에" 발 동동..."1000억 피해" 피눈물 흘린 상인들[뉴스속오늘] - Supple

"내 전재산이 저기에" 발 동동..."1000억 피해" 피눈물 흘린 상인들[뉴스속오늘]

2016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16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 발생 현장에 진입 중인 소방관의 모습. /사진=뉴스1

9년 전인 2016년 11월 30일 새벽 2시8분쯤 대구 최대 규모 전통시장인 서문시장 1지구와 4지구 사이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화마는 4지구로 옮겨간 뒤 건물 1층을 모두 태우고 2~3층까지 번졌다. 4지구에는 한복과 침구류, 원단 등을 판매하는 점포가 밀집돼 있던 탓에 불길이 빠르게 확산했다.

화재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장비 97대와 인원 7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칸막이가 없는 개방형 전통시장 특성상 불이 급속도로 확산돼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점포가 활활 타오르는 모습을 지켜본 시장 상인들은 발만 동동 굴려야 했다. 상인 대부분이 겨울용 옷과 이불, 원단 등을 잔뜩 준비해 놓은 상태여서 피해가 컸다.

30년 넘게 시장에서 장사를 했다는 60대 할머니는 시커먼 연기가 치솟는 건물을 바라보며 말없이 눈물을 훔쳤다. 70대 가방판매점 상인은 "전 재산이 저기에 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소방은 6시간 넘게 화마와 싸워 주불을 잡아냈다. 당국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4지구 내 839개 점포 중 679곳이 잿더미로 변했다. 다행인 것은 대형 화재였음에도 인명 피해가 부상자 2명에 그쳤다는 점이다.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위치. /사진=뉴시스

상인들 "1000억원 이상 피해"…소방 집계는 달라

2016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 발생 현장에서 진화 작업 중인 소방관들 모습. /사진=뉴스1

새벽에 발생한 서문시장 화재는 수많은 소상공인의 생계 기반을 무너뜨렸다. 화재 발생 당일에는 연기와 가스 냄새의 확산 때문에 주변 학교가 학생들을 귀가 조처하는 등 지역사회 혼란도 발생했다. 대구 전역에서 탄내를 맡아야 했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피해 상인 대부분이 화재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던 것도 문제였다. 679곳의 피해 점포 중 70%가량이 보험에 들지 않은 상태였다. 보험에 가입한 점포도 최고 보장액 한도가 5000만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보험사들이 화재 취약성을 이유로 들며 의류, 침구류 등을 판매하는 점포의 보험 가입을 꺼렸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화재로 1000억원 이상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방 당국은 피해 규모를 469억원으로 최종 집계했다. 이에 일부 상인은 "피해액을 축소 발표한 것 아니냐"며 반발하기도 했다.

소방 측은 "피해 조사는 민간의 손해사정법인과 관할 소방서 화재조사관 등이 합동으로 진행했다"며 "의류 등 불에 잘 타는 제품이 많았고 개인의 회계 기록이 많이 소실돼 산정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전문가 평가 방식에 따라 피해액을 최종 집계했다"고 설명했다.

화재 원인은?…국과수 현장 조사에도 "확인 불가"

2016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 발생 현장에서 진화 작업 중인 소방관들 모습. /사진=뉴스1

서문시장 화재 원인을 두고 여러 말이 나왔다. 상인들은 "노점에 있던 LP가스가 폭발했다더라", "상가 안에서 누전으로 불이 났다", "함부로 버린 담배꽁초 때문" 등 각자 자신이 들었던 주장을 펼쳤다.

최초 119 신고자였던 서문시장 1지구 야간경비 관계자는 "새벽 2시 조금 넘어서 바람을 쐬려고 나왔는데 4지구 1층 내부서 연기와 불이 올라오고 있었다"며 "폭발음은 들리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화재 현장 감식을 진행해 2016년 12월 경찰에 결과를 통보했다. 국과수는 "불이 시작된 곳을 꼭 집어 말하긴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불이 난 모습과 CCTV 영상, 전기 요인 등을 보면 4지구 건물 남서편 통로 셔터를 중심으로 건물 통로 입구 주변에서 최초 발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발화 지점을 명확하게 특정할 수 없어 화재 원인도 정확히 언급하기 어렵다"며 "누전 등 원인이 있었을 수도 있으나 현장 조사만으로 이를 확인할 순 없었다"고 밝혔다.

노점상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CCTV 영상을 보면 화재 시작 때 노점상은 연소하지 않았고, 가스 누출 관련 폭발 형태와 집중적 화재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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