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당일 범행 후 폐수처리조에 유기…SUV는 충주호에 빠트려
피해자 가족·주변에 뻔뻔한 거짓말…경찰, 사이코패스 검사도
'청주 실종 여성' 시신 발견…피의자 구속영장 신청[http://yna.kr/AKR20251128140700064]과거 연인 사이였던 피해자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폐수처리조에 시신을 유기한 그의 잔혹한 범행은 45일 만에 전모가 드러나며 막을 내렸다.
◇ 법원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있어" 구속영장 발부
청주지법 이현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8일 살인,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해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달 14일 전 연인 A(50대)씨의 SUV에서 그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격분해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이후 시신을 마대에 넣은 뒤 자신의 거래처인 음성군 모 업체 내 오폐수처리조에 담가 유기한 혐의도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출석 포기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 부장판사는 수사 기록과 증거만으로 구속 여부를 판단했다.
김씨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 등을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아울러 다음 달 1일 오후 사건 브리핑을 통해 중간 수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청주=연합뉴스) 박건영 기자 = 경찰이 청주에서 실종된 50대 여성의 행방을 쫓고 있는 가운데 이 여성의 휴대전화 위치가 한 진천군 초평저수지에서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26일 오전 진천군 문백면 초평저수지 일대.2025.11.26 pu7@yna.co.kr
◇ 퇴근길에 사라진 A씨…유력 용의자 김씨 긴급체포
이 사건 수사는 지난달 16일 "혼자 사는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A씨 자녀의 실종 신고로 시작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실종 신고 이틀 전인 지난달 14일 오후 6시 30분께 청주시 옥산면의 한 회사에서 자신의 SUV를 몰고 퇴근하는 모습이 인근 CCTV에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불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주변 도로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A씨 차량이 진천 초평저수지와 옥성저수지 인근을 여러 차례 드나든 뒤 이튿날 새벽 오전 3시30분께 청주시 외하동의 한 도로 일대를 주행하는 SUV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의 주변인 가운데 실종 당일 알리바이가 없는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조사를 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고, A씨와 차량 역시 한 달이 넘도록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전담수사팀을 꾸려 조사에 나선 경찰은 김씨의 거래처로 수사를 확대하던 도중 김씨가 지난 24일 A씨 차량을 충주호에 유기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틀 뒤 그를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청주=연합뉴스) 전 연인인 장기 실종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50대 김모씨가 26일 오후 충북 충주호에서 경찰에 실종 여성의 차량을 유기한 지점을 밝힌 뒤 다시 호송되고 있다. 2025.11.27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hase_arete@yna.co.kr
◇ 흉기 살해 후 폐수처리조 유기…44일만 주검으로
경찰은 차량 유기 사실을 토대로 김씨를 집중 추궁했으나, 그는 "실종 당일 A씨를 만나 폭행한 사실은 있지만, 살해한 적은 없다"며 범행을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이 여러 증거를 제시하며 압박하자 체포 하루 만에 범행 일체를 실토했다.
김씨는 실종 당일 A씨의 SUV에서 그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격분해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살해했다.
그러고는 A씨 시신을 음성군의 한 육가공업체 내 오폐수처리조에 유기했다.
김씨가 지목한 곳을 찾은 경찰은 마대 안에 담긴 채 오폐수처리조에 유기된 A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44일 만이다.
폐기물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김씨는 완전범죄를 꿈꾼 듯 시신을 자신의 거래처인 이 업체 내 4m 깊이의 오폐수처리수조 펌프에 밧줄로 묶어 고정해놓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 CCTV 피하고 SUV 번호판도 교체…피해자 가족에게 거짓말도
경찰 수사로 속속 드러나는 김씨의 범행은 잔혹했다. 그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포착됐다.

(청주=연합뉴스) 청주에서 장기실종된 여성의 SUV가 27일 오전 충북경찰청의 한 주차장에 보관돼 있다. 경찰은 전날 충주호에서 이 SUV를 인양했다. 2025.11.27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hase_arete@yna.co.kr
그는 A씨 실종 약 한 달 전부터 '살인을 왜 하나', '안 아프게 죽는 법' 등의 키워드를 검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도로 CCTV 위치를 조회하거나 카카오톡 사용 시 위치 확인이 되는지를 미리 알아보기도 했다.
범행 이후에는 도로 CCTV를 피해 우회하거나 갓길 주행 또는 역주행으로 이동 동선을 감췄다.
김씨는 범행 흔적이 남아 있는 A씨의 SUV를 청주와 진천의 거래처에 숨겨 놓았다가 차량 번호판을 바꿔 충주호에 유기했다.
범행 후 이틀이 지난 지난달 16일 A씨의 자녀와 어머니에게 "A와 안 만난 지 꽤 됐다"고 거짓말로 일관했고, A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A씨 휴대전화로 직장 상사에게 사직 의사를 밝히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의 행태가 사이코패스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보고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를 실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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