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김 선생님, 죄송합니다” 2주 전 공항 소동 사과

미국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김혜성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김혜성 선수가 부친의 채권자인 이른바 ‘고척 김 선생’과 관련한 태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김혜성은 22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지난 6일 공항에서의 제 미숙한 언행과 이후 인터뷰에서 보인 태도로 인해 실망하셨을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혜성은 “당시 행동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으며, 계속해서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현장에 계셨던 김 선생님, 취재를 위해 자리에 계셨던 기자분들, 그리고 이 장면을 지켜보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김혜성은 “1년 만에 귀국하는 자리에서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그 순간 감정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채, 해서는 안 될 언행을 하고 말았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 6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혜성은 기자들과 인터뷰 도중 부친의 채무 변제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든 ‘고척 김 선생’을 발견하곤 손가락질하며 “저분 좀 막아주시면 제가 (인터뷰) 열심히 하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관계자를 부른 뒤 재차 손가락질하며 “저기 보이세요?”라고 하면서 제지할 것을 요구했다. 굳은 표정의 김혜성은 ‘고척 김 선생’을 향해 “말로 해주세요, 말로. 말을 안 하시고 맨날 저렇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척 김 선생’은 보안요원들의 제지로 인터뷰 현장에서 멀찌감치 떨어졌고 이후 인터뷰는 재개됐다.

에스비에스(SBS) ‘궁금한 이야기 와이(Y)’ 갈무리

‘고척 김 선생’과 김혜성의 부친이 금전적으로 얽히게 된 것은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1일 방송된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와이(Y)’(SBS)에서 ‘고척 김 선생’은 “김혜성 선수 부친이 2009년 인천 송도 한 호텔 지하에 유흥업소를 운영했다. 난 그 업소 음악을 맡는 조건으로 보증금 1억원을 넣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았다”며 밀린 일당까지 총 1억2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16년간 돈을 받아보려 했으나 김혜성의 부친은 파주, 풍동, 부평, 일산 등지로 사업만 확장할 뿐 빚을 변제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반면 김혜성의 부친은 “그분(김 선생)은 우리 아들이 잘나가 돈을 많이 버는 것 같으니까 돈을 더 받아야겠다는 식으로 압박했다. 혜성이는 가만히 있었는데 제가 아버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린 나이 때부터 굉장히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고척 김 선생’은 김혜성이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이듬해부터 홈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 등에 등장해 ‘빚투'를 주장하는 현수막을 펼쳤고, 야구팬들 사이에서 '고척 김 선생'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금껏 9000만원 정도를 상환한 김혜성의 부친은 이날 방송에서 ‘고척 김 선생’은 직접 만나 채무 변제에 대해 합의했다. 지난 8월 개인 파산 절차를 밟았다는 김혜성의 부친은 다음 달 20일까지 잔여금 5000만원을 갚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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