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몸에 구더기가 생길 때까지 남편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30대 여성이 결국 숨졌다.
23일 JTBC에 따르면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지난 17일 경기 파주시 육군 기갑부대 소속 부사관 30대 상사를 아내를 유기한 혐의로 긴급체포해 군사경찰에 신병을 넘겼다.
30대 여성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한 차례 심정지가 왔고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18일 사망 판정을 받았다.
군 수사당국은 부사관 B씨를 구속해 방치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8월부터 공황장애, 우울증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약 3개월간 병원 치료나 보호 조치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측은 A씨를 방임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남편인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유족들은 JTBC에 "A씨가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은 상태로 발견됐고, 몇 달 동안 방치된 것으로 보였다"며 "몸 곳곳이 괴사하고 구더기까지 가득했다"고 말했다.
또 "남편이 매일 장모에게 전화해 '잘 돌보고 있다'고 말하며 '아내를 잘 챙기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고 했다.
가족들이 집에 방문하겠다고 하면 "아내가 공황장애 떄문에 사람을 만나면 발작을 하며 쓰러진다. 가족들이 집에 오면 죽겠다고 한다"고 막았다고 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B씨는 조사 과정에서 "아내가 탈취제와 인센스 스틱을 머리가 아플 정도로 피워서 썩는 냄새를 맡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단순 유기가 아니라 사실상 방치에 의한 살인"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