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에 들썩이는 명동… "혐중시위 걱정"

2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화장품 가게에서 할인 행사 홍보지를 붙인 모습. /사진=박상혁 기자.

오는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명동 상권이 들썩인다. 명동 상인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맞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단체 관광객 증가로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부푼다. 다만 최근 명동 인근에서 벌어지는 '혐중 시위'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23일 머니투데이가 찾은 서울 중구 명동 대부분 매장에는 곳곳에 중국어 홍보지가 붙어있었다. 최대 70% 할인 행사에 돌입한 매장도 보였다.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곳도 눈에 띄었다.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새로 채용하고, 중국어로 손님을 호객하는 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다.

화장품 매장 직원 A씨(40대)는 "무비자 입국 허용 소식에 맞춰 중국인 관광객 대응 인력으로 이달 초 채용됐다"며 "중국인 손님이 늘면 매출이 2배 이상 뛸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분식집 사장 장모씨(52)도 "코로나 이후로 중국인 손님이 크게 줄어 예전만큼 매출이 나지 않아 걱정이 컸다"라며 "중국인 관광객들은 구매력이 크기 때문에 무비자가 시행되면 매출에 숨통이 트고 코로나 이전처럼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본다"라고 기대했다.

계속되는 '혐중 시위'… "관광객과 갈등 걱정돼"

2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골목길에서 관광객들이 모인 모습./사진=최문혁 기자.

다만 명동 상인들은 혐중 시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지난 1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혐중 시위를 열던 단체에 제한 통고를 내렸지만, 여전히 서울중앙우체국 건물 앞 등 명동 인근에서 혐중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K팝 상품을 파는 양모씨(60대)는 "한때는 밤만 되면 이곳에 반중 집회가 열려 소음이 심했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는 장소라 얼굴을 찌뿌리는 모습을 많이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엔 명동에서 집회가 금지됐다고는 하지만 인근에서 행진이 이어지다 보니 소음은 여전하다"며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으면 손님들이 안 좋은 기억만 갖고 돌아갈까 걱정"이라고 했다.

디저트 가게 직원 조현지씨(30대)도 "경찰 통제로 예전보단 안정됐지만 여전히 걱정된다"라며 "관광객들과 집회 참가자 간 갈등으로 장사에 지장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명동파출소 관계자는 "상인들이 '집회가 언제까지 이어지느냐'라며 걱정하며 묻는 경우가 많았다"며 "중국인 관광객과 시비가 붙었다는 신고도 많이 접수됐지만, 이제는 조금 줄었다"라고 헸다. 이어 "오는 29일 이후부턴 관광객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무비자 입국에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보다 개별 여행을 선호할 뿐 아니라 명동을 찾는 관광객 국적이 다양해져서다. 고깃집 사장 김모씨(50대)는 "최근에는 개별 관광객이 많아 단체 관광객을 겨냥한 준비는 따로 하지 않는다"라며 "일본·미국 등 관광객 국적이 다양해진 만큼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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