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기피 의혹으로 한국 입국이 금지된 유승준(49·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이 일부 팬들이 주장한 입국 금지 사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유승준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부 팬들이 자신의 입국 금지 해제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는 기사를 캡처해 공유하며 "나는 사면을 원한 적도 없고, 성명을 누가 제출했는지 출처조차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공식 팬클럽에서도 본인들의 입장이 아니며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데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제출한 성명문 때문에 이렇게 불편을 겪어야 하는 일이냐"라고 토로했다.
유승준은 "누구는 머리에 든 게 그것밖에 없어서 그렇게 곡해하려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돈 벌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다. 내가 (한국에) 가면 누가 돈다발 들고 기다리고 있다고 믿고 있는 거 같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혜택을 받을 의도도 없고 또한 원하지도 않는다. 나는 명예 회복을 위해 입국을 원했던 것"이라며 "이런 이슈 자체에 엮이는 게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하고 형평성 또한 어긋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유승준 갤러리는 성명문을 통해 "최근 정부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정치인과 공직자 사면과 복권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런 기회가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며 유승준 사면을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부부와 윤미향 전 의원 등에 대해 광복절 특별사면 결정을 내리자 유승준 갤러리는 지난 12일 "정치인에겐 '대국적 결단'을 내리고 '관용'을 베풀면서 일반 국민인 유승준에게만 20년 넘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며 유승준 사면을 요구하는 2차 성명문을 냈다.
유승준은 1997년 데뷔해 '가위' '나나나' '열정' 등 히트곡으로 사랑받은 가수다. 그는 공익근무요원 소집 통지를 받고도 2002년 1월 해외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의혹을 받았다. 그해 2월 인천국제공항에 내렸으나 입국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채 6시간 머물다가 돌아갔고, 2003년 장인상을 당해 일시적으로 입국한 것을 제외하고 23년째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유승준은 만 38세로 병역 의무가 해제된 2015년 8월 재외동포 비자(F-4)를 통해 입국하려 했으나 LA 총영사관이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유승준은 해당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두 차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LA 총영사관은 지난해 6월 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했다. 이에 유승준은 그해 9월 거부처분취소소송과 더불어 법무부를 상대로 입국 금지 결정 부존재 확인 소를 제기하는 등 3차 소송에 나섰다.